사회 검찰·법원

원양어선서 한국인 2명 살인 베트남 선원 무기징역 확정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7 07:40

수정 2017.10.17 07:40

인도양에서 조업하던 원양어선에서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무참히 살해한 베트남 선원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선원 B씨(33)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선원 V씨(33)는 특수폭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이 확정됐다.

고종사촌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6월 인도양에서 조업하던 '광현 803호'(138t) 조타실과 기관장실에서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자 한국인 선장과 동료 베트남 선원들을 흉기로 위협하며 폭행한 혐의(특수폭행)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술자리에서 선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선장 등을 폭행했고, 일이 커지자 선장이 강제로 배에서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함께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살인은 B씨 혼자, 특수폭행은 V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보고 B씨에게 무기징역을, V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V씨가 선장을 폭행하다 흉기를 떨어뜨려 제압당하자, B씨가 식당에서 새 흉기를 가져와 선장을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 뒤 기관장까지 숨지게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뚜렷한 이유 없이 승선한 선박의 선장과 기관장인 피해자들을 흉기로 수십 회씩 내려치는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의 유족이 겪었거나 겪을 정신적 고통과 후유증이 극심한데도 아직까지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 유족들도 엄벌을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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