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우리銀, 600兆 국민연금 주거래銀 선정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22:16

수정 2017.10.16 22:16

사업이해도 최고평가 받아.. 유력 신한-국민 제쳐 '이변'
우리은행이 60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 당초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2파전이 예상됐지만, 국민연금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았던 우리은행이 최대 5년의 사업권을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우리은행, 이해도 높았다

국민연금공단은 16일 연금보험료 수납을 비롯, 연금 지급과 운용자금 결제 등 공단의 다양한 금융 업무를 수행할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현장실사와 기술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계약 기간은 2018년 3월부터 3년으로 하되 평가를 통해 1년 단위로 최대 2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번 입찰은 특히 치열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참여했으며,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이날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 수장들은 모두 이날 전라북도 전주로 내려가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챙겼다. 행장들은 PT에 앞서 간략한 인사말과 향후 포부 등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주거래은행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 경쟁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했고, 제안서 평가위원회의 과반수를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따내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해 역량을 집중했으며 주거래업무뿐 아니라 정보화 사업이나 중장기 전략까지 준비한 끝에 주거래은행을 차지하게 됐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프리젠테이션 결과, 우리은행이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입찰 경쟁이 치열했지만, 특히 우리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은행 간 희비 엇갈려

우리은행은 최종 계약을 체결한 이후, 내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자금결제 등 입출금 업무는 물론 국고납.채권 매매 결제 업무와 법인카드 관리, 외환관리, 보험료 수납, 임직원 급여 지급계좌 설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대규모의 자금을 저원가성예금으로 확보하게 되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되고 그에 따른 수수료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해외 인프라 투자와 인수금융 등 대체투자의 비중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부수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최대 연기금의 금고 역할을 맡게 돼 임직원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시중은행 최초로 기관 고객본부를 만들고 189개 공공기관 및 102년 동안 서울시의 주거래은행을 맡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의 노후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은행들 간의 희비는 엇갈렸다. 특히 2007년부터 10년째 국민연금을 맡아오던 신한은행은 비상에 걸렸다. 신한은행은 경찰공무원 대출사업(무궁화 대출)을 KB국민은행에 빼앗긴데 이어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까지 넘겨주며 기관영업 부문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제 시중은행들의 경쟁은 이달 말 결정되는 국민연금 수탁은행 선정에서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역시 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각각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 국내 대체투자 수탁은행 자리를 노리고 있다.

수탁은행으로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2020년말까지 약 3년 동안 국민연금 수탁업무를 맡는다. 현재 주식자산 수탁은행은 우리은행, 채권은 KB국민은행, 대체투자는 KEB하나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탁은행으로 선정되면 국민연금의 투자를 직접 끌어낼 수 있는 만큼 수탁은행 선정에 관심이 높다"며 "3년간 국민연금 운용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기준 국내 주식 111조7618억원, 국내 채권 281조1958억원, 국내 대체투자 21조5116억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운용자산(기금적립금)은 597조8000억원으로 불어났으며, 2020년에는 847조원에 달할 것으로 국민연금은 전망하고 있다.

이세경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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