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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두산과 휴스턴의 ‘신의 한 수’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20:02

수정 2017.10.16 20:02

휴스턴 벌렌더 영입으로 PS서 벌써 3승 효과 톡톡
FA에 관심 없던 두산도 장원준에 84억원 베팅..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두산과 휴스턴의 ‘신의 한 수’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메이저리그서 가장 작은 선수다. 168㎝의 아담한 체격이다. 반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2m1㎝의 거인이다. 이 둘이 미국 가을 야구를 들었다 놓았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이 벌어진 휴스턴의 홈구장. 야구에서 종종 기적이 일어난다는 9회 말이었다. 스코어는 1-1. 1사 후 단신의 알투베가 양키스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시속 170㎞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이어서 카를로스 코레아가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양키스 우익수 저지가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달려가 타구를 막아냈다. 저지가 공을 잡았을 때 1루 주자 알투베는 미처 3루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 벌어졌다. 알투베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리기 시작했다. 공은 2루수를 거쳐 포수로 향하고 있었다. 타이밍은 아웃으로 보였다. 그러나 허를 찔린 양키스의 수비진은 원 바운드 송구를 했고, 포수가 이를 놓치고 말았다. 끝내기 득점이었다.

알투베의 순간적 판단이 돋보인 장면이었지만 경기의 수훈갑은 단연 휴스턴 선발 저스틴 벌렌더였다. 올해 52개나 홈런을 터트린 저지의 양키스 타선을 상대로 1실점 완투승을 따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디비즌시리즈를 포함하면 벌써 포스트시즌 3승째다.

휴스턴은 지난 9월 1일 유망주 3명을 디트로이트에 내주고 벌렌더를 영입했다. '신의 한수'였다. 휴스턴은 가난한 구단이다. 2015년만 해도 팀 연봉 순위 29위(30개 가운데)였다. 매년 조금씩 올라 올해는 16위(1억 3600만달러·약 1500억 원)다. 그래도 2억 1300만달러에 이르는 양키스와는 비교할 바 못된다.

휴스턴은 앞으로 2년간 벌렌더에게 5600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눈 딱 감고 풀 베팅했다. 휴스턴은 2승으로 앞선 채 17일 뉴욕에서 3차전을 갖는다.

두산은 타 구단 FA(자유계약선수)에 눈독을 들이지 않은 팀이었다. 롯데에서 영입한 장원준(사진)이 거의 유일한 예외다. 두산은 2015시즌을 앞두고 4년간 84억원이라는 파격적 금액에 장원준을 데려왔다. 두산으로선 놀랄만한 금액이었다. 장원준은 그해 12승을 올렸다. 괜찮은 성적이었다. 더 대단한 것은 한국시리즈 1승이다. 장원준은 한국시리즈 3차전서 7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승1패로 시리즈의 분기점이 된 경기였다. 두산은 그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았다.


장원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서 8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낚았다. 두산의 2년 연속 우승. 두산은 17일부터 NC와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장원준과 벌렌더의 영입은 '신의 한 수'로 보인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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