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이 가을, 명품 무대에 초대합니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19:58

수정 2017.10.16 19:58

바그너의 고전 '탄호이저' 로맨틱 코미디 '코지 판 투테'
진한 사랑 그린 '아이다' 등 오페라 작품 줄줄이 막올라
깊어가는 가을 밤이 오페라의 아름다운 정취로 가득해진다. 바그너, 모차르트, 베르디…. 귀에 익은 아리아, 화려한 무대의 명품 오페라들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오페라의 고전인 바그너의 '탄호이저',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 숭고한 사랑의 대명사 베르디 '아이다'까지. 특히 바그너 전문 헬덴 테너 로버트 딘 스미스, 베이스 손혜수, 소프라노 서선영과 임세경 등 세계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잇따라 참여해 명품 오페라의 격을 높여줄 예정이다.

오페라 '탄호이저'
오페라 '탄호이저'


파이낸셜뉴스와 성남문화재단이 공동 제작하는 오페라 '탄호이저'는 38년만에 무대에 오르는 올 가을 최대 관심작이다. 국립오페라단이 지난 1979년 한국어로 공연한 이후 처음인데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오리지널 독일어 공연이라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독일의 신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탄호이저'는 바그너 작품 중 쉬우면서도 아름다운 오페라로 꼽히는 명작이다.
13세기 독일, 금단의 장소 베누스베르크(비너스의 동산)에 빠져 7년을 살다 돌아온 탄호이저와 그를 기다린 지고지순한 여인 엘리자베트. 여느 오페라가 그렇듯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듯하지만, 쾌락과 순결함, 북구 신화와 기독교 등 사회적 갈등을 극 속에 담아냈다.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은 미카엘 보더는 "'탄호이저'는 표면적으로는 연인의 사랑 이야기지만, 사실은 구원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눈에 띄는 것은 탄호이저를 맡은 테너 로버트 딘 스미스의 캐스팅. 이번이 첫 내한인 로버트 딘 스미스는 바그너 전문 헬덴 테너(Heldentenor·주로 영웅 역할을 맡는 테너)로 꼽히는 독일 바이로이트 최고 스타다. 또 다른 탄호이저인 김석철은 한국인 테너 최초로 지난해 바그너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무대에 데뷔했다. 엘리자베트 역에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를 차지한 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서선영이 함께한다.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아이다
아이다


숭고한 사랑의 대서사극 베르디의 '아이다'도 무대에 오른다. 올해 창단 26주년을 맞은 경남오페라단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인다.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라다메스 장군과 적국 에디오피아 공주 아이다 두 사람이 죽음으로 지켜낸 숭고한 사랑을 그린 '아이다'는 베르디 최고의 역작으로, 오페라뿐만 아니라 뮤지컬,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돼 왔다.

세계적인 오페라 페스티벌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를 맡는 등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소프라노 임세경이 아이다를, 라다메스 장군 역에는 라 스칼라 극장 최초의 한국인 테너 이정원, 람피스 역은 TV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를 통해 얼굴을 알린 베이스 손혜수가 맡는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코지 판 투테'는 이경재 신임 단장 취임 후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오는 11월 21~2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코지 판 투테'는 모차르트와 이탈리아 최고의 극작가 로렌초 다 폰테의 합작으로 유명한 작품. 남자 주인공 페란도, 굴리엘모가 자신의 연인 피오르딜리지, 도라벨라를 시험하기 위해 각자 상대를 바꿔 유혹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재치 있고 발랄하게 그렸다.

코지 판 투테
코지 판 투테


서울시오페라단은 원작 배경인 18세기 이탈리아 나폴리를 현대 스타일의 숍으로 바꿔 세련된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낼 예정이다.
'코지 판 투테'는 아리아 중심의 다른 오페라와 달리 앙상블을 이루는 중창이 귀를 즐겁게 만드는 작품. 2막의 서로의 상대를 바꿔 노래하는 도라벨라와 굴리엘모의 이중창 '이 마음을 드릴게요'와 피오르딜리지와 페란도의 이중창 '내 연인의 품에 안겨'는 이 작품만의 독특한 관능미를 드러낸다.

이경재 단장은 "사랑은 시대를 초월해 늘 진지한 소재이기에 사건이 주는 선정성이나 인물들의 심리적 전개는 현대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풀어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오히려 관객에게는 코믹한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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