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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짧아지는 비우량 채권.. 기업 재무구조 불안해질라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17:34

수정 2017.10.16 21:06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A-급 이하 1~2년물 위주
만기도래땐 어려울 수도.. 우량등급은 장기물 늘어
만기 짧아지는 비우량 채권.. 기업 재무구조 불안해질라

신용등급이 우량하지 못한 기업들의 회사채 조달 기간이 최근 들어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차입부담이 큰 A-급 이하 기업들은 1~2년물 위주의 단기채권 위주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만기도래 사채 대응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모시장에 나오는 신용등급 A-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구조는 1~2년물이 주를 이룬다.

투자자들은 비우량채에 대한 장기투자를 꺼려 기업들이 만기구조를 짧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이다.


2012년 7년물, 2015년 3년물 위주로 조달해왔던 대한항공(BBBO)은 최근 1.5년물 이하의 단기물 위주로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단기물 위주의 발행이다보니 회사채 만기일도 금방 돌아온다.

대한항공이 내년까지 현금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1조원(해외사채 포함)이 넘어간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한항공 차입금의 만기구조 단기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올해 6월 말 유동부채(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부채)가 유동자산(1년 이내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을 4조4000억원이나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3ㆍ5년물 위주의 회사채 조달을 하던 아시아나항공(BBB-)도 2015년 말 이후 2년물 이하로 차입구조를 짧게 조정했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차환 등을 통한 회사채 만기 도래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여지가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한진그룹 물류전문계열사 한진(BBB+)도 2015년 3년물 위주로 사채를 발행했으나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만기가 2년 이하인 단기채다. 오는 27일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 사채도 1.5년물이다.

두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A-)도 작년부터 5년물 이상의 중.장기채 조달에서 2년물 단기채 조달로 바꾸었다.

이 외에도 지난달 약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이랜드리테일 (BBB), 해운업황이 나아지지 못하는 SK해운(A-), 분식회계, 방산비리 의혹 등 각종 비리에 휩싸인 한국항공우주(KAI)도 단기물 발행을 확대하는 추세다. 기업으로선 조달구조가 짧아지면 불안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다.


반면 우량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은 중.장기채를 발행하며 안정적 차입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AA+ 등급을 보유한 SK는 오는 25일 3년물 700억원어치를 비롯해 5년물 1500억원, 7년물 8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LG디스플레이(AAO), 서브원(AA-), 오리온(AAO), LG하우시스(AA-) 등도 각각 이달 5년물 이상의 사채조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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