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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재무·IMF/WB 연차총회 결산]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뒤늦은 발표 왜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5 17:16

수정 2017.10.15 17:16

글로벌 신평사와 만난 金부총리, 韓 외환안정성 알릴 카드로 쓴 듯
사드 반대 여론 부담 된 中, 발표 연기 요청 했을 수도
【 워싱턴DC(미국)=김용훈 기자】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한국도 아닌 미국, 그것도 낮이 아닌 밤 9시30분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워싱턴DC IMF 본부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저녁 늦게 발표한 것이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발효는 한국시간으로 11일부터였기 때문에 사실상 사흘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와 한은의 급박한 발표 이유에 대한 추측은 다양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 "(발표를 늦춘 것은) 기술적 검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정도까지만 언급, 세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김 부총리의 미국 내 행보와 연결짓는 분석이 있다.
김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측과 연달아 면담했다. 방미 기간 매일 한 곳씩 3대 글로벌 신평사를 만났다. 12일(현지시간) 무디스를 시작으로 13일엔 피치, 14일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담당자들을 각각 면담했다.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으로서는 외환부문에서 안정성을 담보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것은 중요한 이벤트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 특히 IMF 본부에서 기재부와 한은이 신평사 등을 상대로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발표했다는 추정이다.

현재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Aa2(2015년 12월), S&P는 AA(2016년 8월)다. 피치는 지난 12일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신용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북 리스크나 통상현안, 가계부채 등의 요인에도 아직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대내외 불안 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다.

또 다른 추정도 있다. 한국과 중국 양국이 정치적으로 발표 시기를 조율했다는 것이다. 중국 측이 사드로 인해 한국에 대한 자국 내 여론이 좋지 않아 한국 측에 재연장 발표를 서두르지 말라는 사인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탓에 김 부총리는 어쩔 수 없이 밝히는 형식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12일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기자들이) 질문을 안하면 (발표를) 안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김 부총리가 이번 신평사 면담에서 북한 리스크에 대해 "대북 이슈의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고, 글로벌 3대 신평사들은 그런 김 부총리의 설명에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답변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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