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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4위 이통사 합병 합의… 5G시대 '규모의 경제' 승부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5 17:10

수정 2017.10.15 17:10

T모바일-스프린트 합치면 가입자 1억3000만명 달해 버라이즌.AT&T와 맞먹어
융합서비스 주도권 경쟁 치열 국내 ICT 기업도 M&A 필요
美 3·4위 이통사 합병 합의… 5G시대 '규모의 경제' 승부수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과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가입자를 합치면 1억3000만명에 달한다.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가입자 1억4600만명)과 2위 사업자 AT&T(1억3400만명)에 맞먹는 거대 3위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양사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앞두고 가입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합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결정이 5G 이동통신 본격화로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융합서비스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가입자를 기반으로 신규 융합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승부수로 분석하고 있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 전략인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ICT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경이 의미가 없는 글로벌 ICT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국내 ICT 기업들의 M&A를 활성화해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5G 기반 융합 서비스시장 주도권 경쟁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초읽기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독일 도이치텔레콤이 자회사인 스프린트와 T모바일을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이르면 이달 안에 합병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도이치텔레콤이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스프린트는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3년 인수한 미국 내 4위 이통사로 가입자는 약 6000만명이다. T모바일은 독일 도이치텔레콤이 보유한 미국 내 3위 이통사로 가입자는 약 7000만명이다. 두 회사 가입자를 합치면 1위, 2위 이통사와 맞먹는다. 양사는 이 점에 주목,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 추진이 5G 시대를 겨냥한 승부수라고 분석하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까지는 빠르고 안정적인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이 이통사의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5G 시대에는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위해 자동차, 의료 등 기업간거래(B2B)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가입자 규모를 늘려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5G 핵심은 융합서비스, 가입자 늘려야 혁신서비스 시장서 주도권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그동안 통신사들은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그쳤지만 5G 시대에는 통신망을 활용해서 어떤 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5G는 단순 통신망 투자가 아니라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 추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5G 융합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입자 기반이 탄탄해야 한다.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가 자동차 업체와 협력해 자율주행차 서비스의 주도적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자체제작 콘텐츠에 수천억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은 1억명 넘는 가입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 스마트폰으로 집안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IoT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규모의 경제' 없이는 5G 융합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글로벌 M&A '광풍', 국내서도 대형 M&A 나와야

특히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5G 융합서비스를 위한 M&A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AT&T는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버라이즌은 유력 인터넷기업이었던 야후를 인수했다.
애플 역시 디즈니 등 미디어그룹과 협력을 검토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5G 융합서비스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M&A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ICT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M&A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경이 없는 글로벌 ICT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5G 융합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신사, 인터넷기업, 미디어기업 등의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기업들이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도록 M&A를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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