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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떠나는 여행, 추억이‘지글지글’ 가을이‘대롱대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2 20:05 수정 : 2017.10.12 20:09

대구로 떠나는 먹방여행, 고택여행
곱창, 닭똥집 골목마다 추억이 ‘지글지글’
종갓집 고택 처마끝엔 가을이 ‘대롱대롱’
문익점 18대손 문경호가 터잡은 인흥마을
팔공산 자락 옻골마을엔 경주최씨 집성촌
평광동 사과마을에선 사과따기 체험도

한번 삶아서 구워먹는 서문시장 납작만두


엄지 크기로 뭉텅뭉텅 썬 생소고기 ‘뭉티기’


【 대구=조용철 기자】 추석연휴가 지나면서 선선한 가을바람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영남의 중심도시인 대구에도 성큼 가을이 찾아왔다. 대구는 옛 신라와 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이어받은 유서 깊은 고장 중 하나다. 수많은 문화유적이 존재하고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한 전통과 문화가 공존해 있어 관광거점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사과 한 입 베어물고 쏜살같이 흘러가는 세월을 비웃듯 시간이 멈춘 마을, 옛것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을 찾아 시간탐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오감만족 대구별미

대구에 오면 '뭉티기'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여행객들이 많다. '뭉티기'란 뭉텅이, 뭉치를 의미하는 생고기의 경상도 방언이다.

엄지손가락 한마디 크기만하게 뭉텅뭉텅 썰어낸 생소고기 맛이 일품이다. 1950년대 후반 사태살의 일종으로 소 뒷다리 안쪽의 허벅지살인 처지개살을 뭉텅뭉텅 썰어 참기름, 마늘, 고춧가루 등을 섞은 양념에 푹 담궈 먹는 이 독특한 조리법은 전국에서 대구가 유일하다. 싱싱한 한우의 참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는 곱창과 막창이다. 대구 지방에서 1970년대 초부터 유행한 막창은 소의 네번째 위인 홍창을 연탄이나 숯불에 구워 특별히 제조된 된장 소스에 마늘과 쪽파를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에는 돼지막창도 즐겨 먹는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연탄불에 직접 구운 쫄깃한 곱창과 막창으로 인기 절정이다. 60여곳 곱창집이 500m 골목을 따라 양쪽으로 들어서 있는데 똑같은 간판불빛 자체만으로도 볼만하다. 곱창집이 밀집돼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모든 점포가 원재료인 곱창을 엄선된 한 곳의 공장에서 공동구매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 깔끔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골목 앞쪽 가게를, 원조 곱창골목의 포스를 느끼고 싶다면 안쪽 가게를 고르면 된다.

43년 역사를 자랑하는 평화시장 닭똥집 튀김


안지랑 곱창골목에서 만나는 곱창.대창 구이


복어를 불고기식으로 볶아먹는 복불고기



대구의 대표적인 먹방투어 코스는 서문시장이다. 서문시장을 거치지 않고서는 먹방여행을 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서문시장 야시장은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씨앗호떡, 꼬마김밥, 떡볶이, 납작만두, 잔치국수까지 서문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라인업이 화려하다. 이중 얇은 만두피에 당면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물에 한번 삶은 다음 구워 먹는 납작만두의 맛이 으뜸이다. 납작만두는 떡볶이나 매운 야채에 섞어 매콤하게 즐길 수도 있다.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은 4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의 먹자골목이다. 안지랑 곱창골목만큼이나 유명하다. 닭똥집 요리는 1972년 닭을 팔면서 닭똥집이 많이 남아 고민하다가 우연히 닭똥집을 튀겨 손님에게 서비스로 내어준 것이 의외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본격 메뉴로 선보이게 됐다고 한다. 현재는 30여곳의 닭똥집 가게가 모여 골목을 이루고 있다. 후라이드, 간장, 양념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또 뼈를 발라낸 복어살을 콩나물과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려 불고기식으로 볶아 먹는 복어불고기도 술안주로도 인기가 높다.



■흙돌담장 한옥마을

토속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흙돌 담장과 고즈넉한 한옥 풍경이 펼쳐진 인흥마을은 대구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인흥마을은 문익점의 18대손 문경호씨가 19세기 중엽 터를 잡은 곳이다. 현재 민속자료 제3호로 지정된 남평 문씨 본리 세거지(南平文氏本里世居地)는 전통가옥 9채와 재실 2채, 문고 1채가 들어서 있다. 목조건물의 독특한 조형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광거당과 수봉정사, 인수문고가 대표적인 건물이다. 광거당은 문중 자제들의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학문과 교양을 쌓던 수학 장소로 쓰였고, 수봉정사는 세거지 입구에 위치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기도 하고, 모임이 열렸던 건물로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문중서고인 인수문고는 국내외 1만여 권의 서책과 목판들이 거의 변질 없이 보관돼 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조선 후기에서 근대 초기에 걸쳐 성립한 집성촌으로 마을의 구성과 근대 한옥의 건축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로 남아 있다.




팔공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른 옻골마을은 경주 최씨 집성촌으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양반가옥의 양식과 생활을 접할 수 있다. 1616년 광해군 8년에 학자 최동집이 들어와 살면서 이뤄졌다. 돌담길이 끝나는 마을 가장 안쪽에는 경주 최씨 종가인 백불고택이 자리하고 있다. 1694년에 지어진 이 집은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살림집이다. 고택 오른쪽으로 보본당과 동계정이 이어지고, 백불암 최흥원의 효심을 기리는 정려각과 정조가 최흥원의 업적을 칭송한 문서를 비롯해 종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유산들을 간직하고 있다. 하룻밤 고택 체험은 옻골마을의 백미. 널뛰기, 제기차기, 윷놀이, 떡메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와 다도 체험 등 우리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현재 20여호의 고가들이 어우러져 있다.

한편 마을의 200여가구 중의 140가구 이상이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평광동 사과마을은 대구사과의 명맥을 잇고 있다. 가을이면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탐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재바우농원에는 여든살이 훌쩍 넘은 우리나라 최고령 홍옥 사과나무가 있다. 평광지에서 모영재로 가는 길은 사과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모영재는 신숭겸 장군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가을이면 사과를 딸 수 있는 농가를 찾아 사과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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