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정부 세월호 보고조작 발견", 한국당 "정치공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2 16:47 수정 : 2017.10.12 16:52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첫 상황보고 시간'이 사후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가 위기관리컨트롤타워가 아니다"는 말로 논란이 일었던 당시 사고수습 기간 중 청와대가 '위기관리총괄이 국가안보실'이라고 명기된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안전행정부'로 불법 변경한 사실도 추가로 발견했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만기 연장결정이 사실상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날 이같은 문건이 추가로 공개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세월호 첫 보고시간 조작·靑책임 조항 불법변경
12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사고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첫 상황보고서가 처음엔 오전 9시30분에 이뤄진 것으로 돼 있으나 6개월 뒤 오전 10시로 조작변경됐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엔 상황의 개요, 피해상황, 상황발생 지점, 조치현황 등의 내용이 담겨있으며, 보고자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으로 돼 있다. 세월호 사고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청와대는 첫 상황보고서를 오전 9시30분에 시작해 4보(네번째 보고서)를 오후 4시에 보고한 것으로 돼 있었으나 6개월 뒤인 10월 23일 총 4번에 걸쳐 1·2·3·4보로 작성된 보고서 시간들을 전부 수정, 특히 1보 시간의 경우 '오전 9시30분'에서 '오전 10시'로 임의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상황보고 시간이 30분 늦춰진 부분에 대해 임 실장은 "첫 보고와 첫 지시가 나간 시간적 간격을 좁히려고 했다는 짐작 외엔 다른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임정부 청와대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건변론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세월호 사건이 최초로 보고된 시점이 당일 오전 10시였고, 박 전 대통령이 첫 지시를 내린 시점이 10시15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주장대로라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조작된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임 실장은 "당시 청와대가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황보고서 일지 조작 외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종합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는 내용의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3조 책무>부분을 '빨간 볼펜'으로 줄을 긋고 필사로 불법 수정해 '안보 분야는 안보실이, 재난분야는 안전행정부가 담당한다'로 변경해 법제처 심사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전부처에 '개정안'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당지침 변경은 세월호 사건 3개월 뒤인 2014년 7월말 이뤄진 것으로 청와대는 파악했다. 그는 "이 불법변경은 세월호 사고 직후인 2014년 6월과 7월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컨트롤 타워가 아니고 안행부'라고 국회에 보고한 것에 맞춰 사후 조직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가장 참담한 국정농단의 표본적 사례라고 봐서 반드시 진실 밝히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관련 사실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후 "국민들께 알리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공개를 지시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공개한 해당 위기관리 기본지침 불법변경건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상황보고서 시간 조작은 지난 11일 안보실 공유폴더 전산파일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보수야당 엇갈린 반응..법조계 "朴에게 불리"
법조계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에 대한 결정이 13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청와대의 이같은 추가 공개에 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보고서가 조작된 정황이 사실이라면 공문서 위·변조 혐의에 해당한다”며 “정황이 포착된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수야당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은 진위여부를 파악할 수 없는 자료를 현 시점에서 발표한 의도에 대해 비판했지만 바른정당은 수사기관에 의뢰키로 한 만큼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내용진위 여부를 현재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발표를 한 자체가 문제"라면서 "시기적으로 정치공작적인 냄새가 짙게 풍긴다"고 비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 연장을 앞두고 여론전을 펼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국정감사 첫날 국감을 소위 저들의 적폐청산 국감으로 몰아가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수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하니 철저하게 밝혀서 진실이 규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학재 김은희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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