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민주당 연대설'에 깊어지는 安의 정체성 고민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2 16:34

수정 2017.10.12 16:3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비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비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안 대표는 우선 ‘양당체제 타파’라는 창당정신을 내세우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 민주당과 연대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당 일부 중진의원들은 지난 10일 안 대표와의 만찬 자리에서 민주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민주당과 연대해 국정운영의 주체가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12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어렵지만 고민스럽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전 대표는 “국회의장은 제1당이 갖는 관습이 있는데, 만약 국회의장을 한국당이 갖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2개의 복병에 처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문재인 대통령한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줄곧 여소야대 한계에 부딪혀온 민주당도 연일 국민의당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근 국민의당과 협치를 통한 실리를 취해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선을 그어야 한다며 강경노선을 주장했던 일부 의원들도 지난 김명수 대법원장 가결을 통해 분위기가 다소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우선 우선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해 개혁입법 성과를 내는 ‘개혁입법연대’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또,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협의체를 구성해 상시로 인사·입법·예산 문제 등을 협의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안철수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며 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엔 바른정당과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민주당과의 연대보다는 ‘중도 연대’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의 통합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옛날 이념정당 중심의 사고방식"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념과 양극단의 대결을 깨고자 만들어진 정당 아니냐“며 ”그런데 통합 논리는 바로 우리 당을 왜 만들었는지에 완전히 반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개헌-선거구제 개편 추진을 담보로 한 '조건부 연정'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은 이미 해야 되는 약속”이라며 “우리가 협조할 수는 있지만 (통합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은 오히려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라면서 "개혁 입법 사안에 따라 적절히 협력해가면서 분위기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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