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기업의 위기가 한국경제의 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1 17:09 수정 : 2017.10.11 17:09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3.0%가 될 것이라는 전망 결과를 내놓았다. 국내외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시점에서 국제기구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아 다행이지만 3.0% 성장률은 세계경제 전체 평균성장률 3.6%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성장의 내용을 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IT산업 등에서의 슈퍼 호황에 기인한 것이고, 대다수의 전통산업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고용과 물가도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고용동향조사에 의하면 취업자 증가가 둔화되는 가운데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어서고 청년실업률은 9.4%로 높아졌고 구직단념자도 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도소매음식숙박업 종사자와 임시근로자수가 감소하는 등 영세 자영업자가 어려워지고 기업의 고용기피 현상이 비정형근로자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업 근로자가 최근 경기로 유지되고, 공공서비스 등 정부 예산으로 만드는 일자리가 받쳐주지 않았다면 고용통계는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민생에 직결돼 있는 물가동향도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간 1%대에 머물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9월 전년 동월 대비 2.1% 높아졌고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다. 명목 임금상승률이 3%대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고통지수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재인정부가 주창하는 소득주도 성장과 고용중시 정책은 양극화에 대한 처방으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포럼 등에서도 지지하는 포용적 성장은 수요유발 정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급부문에서의 성장 장해요소를 과감히 제거하고 혁신성장의 여건을 함께 조성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변양균 전 장관은 최근에 출간된 '경제철학의 전환'이라는 저서에서 케인스식 수요확대에서 슘페터식 공급혁신을 강조했다. 슘페터식 혁신의 요체는 창조적 파괴라고 할 수 있고, 벤처기업가적 기업가 정신이 자본주의 발전을 이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성장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케인스 수요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슘페터 혁신정책이 있어야 가능하다.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보면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최저임금 인상, 복지지출 확대 등은 분명하지만, 공급 측면의 혁신정책은 미흡하다. 균형성장이나 고용정책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수직적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도 대기업이 먼저 선도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최근 사회 분위기를 보면 수출주도 대기업 중심의 과거 성장정책을 적폐처럼 간주하고 대기업 하는 사람이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과거 성장과정에서 대기업이 공정한 시장거래질서를 혼탁하게 만드는 과오가 더러 있기도 했지만 이제는 사회적책임과 투명한 경영을 무시하고서 도저히 기업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기업가를 적으로 만드는 정치사회 환경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여지가 없고, 혁신성장도 불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등 세계 경제가 급변하는 현 시점에서 적어도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상호 신뢰하고 윈윈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Loading... 댓글로딩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