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와 26년 내연관계 시인…"위자료 달라"vs"공갈이다"

뉴스1 입력 :2017.10.09 08:30 수정 : 2017.10.10 11:55


법원 "내연관계만으로는 사실혼 관계 인정 안 돼"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형부와 26년 동안 사귄 여성이 소송에서 내연관계였던 사실은 인정받았지만 사실혼 관계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공갈미수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민사38부(부장판사 박영재)는 A씨(여)가 B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B씨는 1985년 A씨의 언니와 결혼했다가 9개월 후 이혼하고 처제였던 A씨와 1986년부터 2012년까지 26년 동안 내연관계를 유지했다.
A씨와 헤어진 후인 2015년에는 다른 여성과 재혼했다.

내연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A씨는 중견 시인이자 서울의 유명 대학 교수인 B씨의 논문 작업을 도와줬다. 또 보험계약 상품을 알아봐주고 먹을 것을 사다 주는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일에 도움을 줬다.

A씨는 B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지만 B씨의 책임으로 그 관계가 끝났다고 주장하며 B씨가 위자료·대여금·구상금 등 총 4억9331만원을 줘야한다고 소송을 냈다.

A씨는 B씨의 요구로 여섯 번 인공유산을 하고 B씨 명의의 논문을 작성하는 등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희생으로 B씨가 학위를 받아 대학 교수까지 됐지만, 잦은 폭력을 행사했고 이 때문에 사실혼 관계가 끝났으니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두 사람의 내연관계로 인해 B씨는 전처와 이혼을 했다"며 "이후 A씨가 B씨의 논문 작성에 많은 도움을 줬고 A씨의 집에 B씨의 속옷과 세면도구가 있으며 B씨의 차가 A씨 아파트에 등록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던 사실 등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연관계를 맺은 사정만으로는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A씨와 B씨는 각자 따로 살았고 경제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했으며,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 패소한 A씨는 위자료·대여금·구상금 중 구상금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그는 B씨의 어머니가 사망하자 자신이 묘지대금 1331만원을 대신 냈다고 주장했다.

2심은 "증거 등에 의하면 A씨는 B씨의 부탁을 받고 묘지대금 1331만원을 대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겁을 줘 민사소송 합의금을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해 A씨가 형사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김병주 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7월 B씨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민사소송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자신과 과거 연인 사이였던 것을 언론에 유포하겠다"고 겁을 주며 합의금을 받아내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판사는 "A씨의 행위는 나름대로의 정당한 목적과 동기에서 비롯됐다"면서도 "그것을 실행하는 수단과 방법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에게 합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신상의 불이익과 평판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며 "미필적이나마 공갈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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