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라스베이거스 참사] 총격범 동거녀 "전혀 몰랐다..집 사라고 돈 송금해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5 10:43

수정 2017.10.05 10:43

미국 수사당국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 동기를 밝히는데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총격범 스티븐 패덕의 동거녀인 마리루 댄리는 그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고 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댄리는 이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패덕은 내가 의식할만한 말을 한 적도,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될만한 어떤 행동도 한 적이 없다"며 범행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패덕이 누군가에게 폭력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댄리는 범행 전 출국한 이유에 대해 패덕이 2주전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을 보러 가라며 싼 비행기 티켓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패덕이 자신에게 돈을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패덕은 범행 전 필리핀에 있는 댄리에게 10만달러(약 1억1500만원)를 보냈다.


필리핀 태생으로 호주 국적을 보유한 댄리는 9월 25일 홍콩으로 출국했으며 라스베이거스 참사 당일인 지난 1일에는 필리핀에 머물렀다. 이후 이틀뒤인 3일 밤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을 통해 입국했다.

댄리는 패독이 거액을 송금한 이유에 대해 "그가 나와 내 가족이 집을 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송금받고 패덕에게) 고마웠지만 예상치 못한 여행과 돈, 집이 나와 헤어지기 위한 방법이 아닌가 걱정했다"고 말했다.

댄리의 변호인은 댄리의 입국 배경에 대해 "자발적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댄리는 성명을 통해 "연방수사국(FBI)과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나와 얘기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수사 당국자들과 대화하길 원하며 전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통을 완화하고 도울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59명의 사망자와 500여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총기사건은 아직까지 뚜렷한 범행동기가 밝혀지지 않았다. 총격범이 범행 직후 현장에서 자살한데다 범행의 전모를 밝혀낼 단서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총격범의 치밀한 범행계획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패덕은 범행 장소인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베이 호텔 32층 스위트룸에 머물면서 출입문에 '방해하지 말라(Do Not Disturb)'는 표시를 내걸었다. 이 때문에 9월 28일 투숙 이후부터 범행 당일인 지난 1일까지 객실 청소 인력을 포함해 호텔 측의 그 누구도 패덕이 묵는 객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호텔 측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 패덕은 나흘 동안 치밀한 범행준비를 했다.
객실에서는 최소 10개의 여행용 가방이 발견됐다.

패덕은 이 가방을 이용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23정에 달하는 총기를 반입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 측은 "패덕이 아무런 의심을 낳지 않고 한 번에 몇 개씩 가방을 옮기기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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