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라스베이거스 참사, 미 무기산업에 미칠 영향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4 11:34

수정 2017.10.04 11:34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발생한 역대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 총기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CNN머니가 3일 보도했다. 앞서 여러 건의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판매량이 증가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애지스캐피털 이사이자 총기산업 전문가인 롬멜 디오니시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와 12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총격사건 이후 그 해 12월 권총 판매량이 62% 급증했다. 프랑스 파리 시내 여섯 곳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및 대량 총격 사건으로 130명 이상, 샌버나디노 총격사건으로 14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6월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으로 4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에도 그 해 6~8월 권총 판매량이 20% 증가했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는 지금까지 59명의 사망자와 500명 이상의 부상자를 냈다.


디오니시오 이사는 "이 사건으로 사람들이 개인 안전을 우려하면서 단기적으로 총기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총기 산업은 이미 큰 시장이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미국에서 한 해 구입되는 총기량은 1500만~1600만개로 추정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가 총기 및 탄피 판매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기 판매 매출은 86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라스베이거스 참사 다음날인 2일 총기 생산업체들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이날 총기 생산업체인 스텀루거(RGR) 주가는 6%,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즈(AOBC) 주가는 7% 가까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총기규제가 강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으로 인해 총기판매가 급감했으며 총기 생산업체들의 주가 역시 대부분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총기 소지 권리는 공공 안전에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총기규제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라스베이거스 참사로 총기규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시간이 지나면 총기 규제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3일 말했다.

미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 민주당 권력서열 2인자인 딕 더빈 상원 원내총무는 3일 "총기폭력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총격을 멈추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 의회는 공범자나 다름없다"며 의회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더빈 의원은 "총기폭력은 공공안전을 위협한다. 그러나 비극적인 총격 사건을 사전 예방할 법이나 정책이 단 하나도 없다"며 "또다른 대형 총기 참사를 막기 위해 의회가 '총기구매자 신원조회 강화 법안', '상식적인 총기규제법'을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총기 폭력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설치, 총기 규제를 강화할 법을 통과시키자"고 요청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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