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공화당 감세안, 美경제에 득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2 18:13 수정 : 2017.09.22 18:13



1980년 봄,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내가 수강한 역대 최고의 거시경제학 강의를 했다. 2년 반 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내각에 합류해 1984년 7월까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냈다. 백악관에서 펠드스타인은 1981년 레이건 행정부가 시행한 소득세 감면 캠페인에 맞서 설득력 있지만 외로운 싸움을 했다. 그는 감세폭이 지나치게 크다면서 조정되지 않는다면 경제적인 고통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이건 비서실장 제임스 베이커는 경고를 듣지 않고 행정부 내 다른 이들이 펠드스타인의 편에 서지 않도록 단속했다.

베이커 편에 선 사람들이 정치적 논쟁에서 승리했다. 레이건의 감세안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1993년 세입세출 균형 예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좁혀지지 않은 연방 재정적자를 만들어냈다.

레이건 시대의 적자는 미 경제가 1981~1982년 침체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 했다. 그러나 1984년 이후 성장은 둔화됐는데 남는 자원이 투자로 쓰이지 않고 소비됐기 때문이다. 특히 잉여자원이 고소득층의 소비로 쓰였다.

결국, 레이건 감세는 중서부지역 제조업을 강타했고, 지금의 '러스트벨트'를 양산했다. 펠드스타인의 경고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펠드스타인은 당시 경제 여건으로 보면 광범위한 재정적자는 고금리와 강달러를 낳게 되고, 미 제조업체들이 수입품과 경쟁하는 걸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최근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감세가 자본형성을 증대시키고 성장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펠드스타인의 낙관적 견해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에 수반된 어떤 재정적자도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펠드스타인에게 세가지 질문을 던지겠다. 첫째, 공화당이 지지하는 감세가 재정적자를 부르지 않은 적이 최근 있는가. 둘째, 뒷날 민주당 행정부가 감세를 되돌림으로써 적자가 줄어들기 시작한 때를 제외하고(클린턴이 레이건 뒤에, 버락 오바마가 조지 W 부시 뒤에 그랬던 것처럼) 그 같은 적자가 '일시적인' 경우가 언제였나. 셋째, 공화당의 감세에서 비롯된 투자가 그에 따른 재정적자로 소진되는 대신 국가의 저축을 끌어올린 적이 언제 있었나.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결코 없었다.

미국에서 친성장, 세수 중립적 세제개혁안은 1986년 세제개혁 당시 그랬던 것처럼 양당 중도파가 설계할 경우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은 과세부담이 높은 이들에 대한 세율 인하 약속과 함께 세부담이 적은 이들에 대한 제한적인 증세가 필요하다.

불행히도 지금 진행되는 세제개혁은 양당 중도파가 아닌 공화당 우파가 지지하는 방안이다. 이들은 세금이 억만장자들의 자유에 반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국내 투자를 부추기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부자들에 대한 감세가 최우선 순위다.

현 공화당 감세안에 대한 펠드스타인의 설명은 이를 웅변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하원은 최고세율을 30% 또는 그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부동산세를 없앨 수도 있고 주.지방세액 감면을 없앨 수도 있으며, 지금은 과세소득에서 제외되는 일부 지원금에 과세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법인세율을) 25% 이하로 낮출 수도 있다"면서 이는 "국내 기업투자를 증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의 계획이 뭔가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그 같은 '가능성들'에 달려 있다. 법안은 모든 또는 대부분 미국인들에게 순이득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초부유층에 대한 적선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노력들이 적자를 줄이기보다 감세를 더 신경 쓰는 공화당 강경우파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980년대 초반 펠스타인이 했던 경고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브래드포드 디롱 美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 정리=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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