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정신장애 앓던 딸, 면접 본다며 나간후 소식 끊겨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8 19:43

수정 2017.09.18 22:44

서울 봉천동 살던 열아홉살 최혜영씨 2015년 9월 대전 간다며 나간후 실종
경찰 추적 끝에 청주 있단 소식 듣고 찾아가봤지만 끝내 못 만나
어머니 오씨, 눈물 마를 날 없어 "잘 살고 있는지, 얼굴 한번 봤으면…"
지난 2015년 9월 17일 면접을 보러 간다며 나간 뒤 사라진 최혜영씨(당시 19세).
지난 2015년 9월 17일 면접을 보러 간다며 나간 뒤 사라진 최혜영씨(당시 19세).

2년 전 어느 날 정신장애를 앓고 있던 딸이 면접을 보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 하지만 그날 이후 딸과의 연락은 끊겼고 어머니는 딸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 잘 살고 있는지 노심초사하며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18일 경찰청과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오모씨가 잃어버린 딸 최혜영씨(당시 19세)를 찾고 있다. 남동생 2명을 비롯해 삼남매 중 맏이인 최씨는 어릴 적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오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 재혼했고 최씨도 새 아버지를 갖게 됐다. 새 아버지는 최씨를 친딸처럼 아끼고 사랑했고 최씨도 그런 새 아버지를 친아버지처럼 따랐다.


화목하던 오씨 가정에 불미스런 일이 닥친 것은 지난 2015년. 일반계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씨는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부족한 형편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틈틈이 호프집 아르바이트도 병행했다.

그러던 9월 17일 오후 최씨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대전에 면접을 보러 간다는 이유로 찜질방에서 자고 오겠다고 했다. 걱정이 된 오씨는 안 된다고 했지만 최씨는 이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씨는 "당시에 혜영이가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다녔다"며 "저녁 6~7시에 전화가 와서 면접 보러 간다고 한 뒤 집에 안 들어왔다"고 전했다.

오씨는 애타는 마음에 경찰에도 신고하고 꾸준히 딸과 통화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며칠에 한 번씩 전화가 되다가 시간이 지나자 아예 소식이 끊겼다.
오씨는 "한 번은 경찰 추적 끝에 청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소를 받아서 찾아가 봤는데 없었다"며 "지금도 청주에 있을 것 같은데 전화번호도 바뀌고 감감무소식"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지금도 딸이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근심으로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고 했다.
그는 "돈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는 몰라도 누가 데리고 있는 것 같다"며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살고 있는지, 얼굴만 봤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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