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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펄펄 나는 토종 웹툰, 성공 비결은 게임형 서비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3 11:06

수정 2017.09.23 11:06

토종 웹툰 서비스가 잇따라 해외에서 흥행 소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발굴한 수익모델이 웹툰의 인기 비결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다른 이용자들보다 더 빨리 웹툰을 보고 싶으면 돈을 지불하는 방식의 수익모델이 해외에서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수익모델은 국내 게임사들이 최초로 도입한 모델이다. 과거 넥슨이 최초로 부분유료화라는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수익모델을 도입했는데 이같은 수익모델이 웹툰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웹툰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가 발굴한 웹툰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우리가 고안한 수익모델로 판매하면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웹툰과 게임 수익모델의 결합으로 우리나라도 콘텐츠 강국 대열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카카오-NHN엔터, 웹툰으로 글로벌 시장 '호령'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라인웹툰', 카카오의 '픽코마', NHN엔터테인먼트의 '코미코' 등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들의 웹툰 서비스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북미, 유럽 지역 독자들도 확보하는 등 웹툰이 글로벌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재팬이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웹툰 서비스 '픽코마' 소개 이미지
카카오재팬이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웹툰 서비스 '픽코마' 소개 이미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웹툰 서비스는 카카오의 '픽코마'다. 카카오의 일본 계열사인 카카오재팬을 통해 일본에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는 '픽코마'의 가입자 수는 1년전 5만여명에서 지난 8월 기준 250만여명으로 50배 이상 성장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은 1년 전보다 30배 증가한 1천만엔 수준이다. 누적 다운로드 횟수도 450만건을 돌파했다.

네이버의 라인웹툰과 NHN엔터테인먼트의 '코미코'도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라인웹툰은 가입자 4000만여명을 넘어섰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 가입자다. 메신저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 가입자가 많고 북미 이용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코미코'는 글로벌 다운로드 2500만건을 돌파한 웹툰 서비스다.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대만, 태국 4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스페인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웹툰의 성공 비결, 게임에서 찾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토종 기업들이 해외 이용자들에게 웹툰을 서비스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수익모델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이들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웹툰을 무료로 제공한다. 시간이 흐르면 다음 회차를 무료로 계속 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다음 회차를 더 빨리 보고 싶은 이용자들에게는 유료로 웹툰을 판매한다. 이른바 '기다리면 무료' 수익모델이다.

이 모델은 국내 게임업체들이 처음 선보인 모델이다.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더 빨리 캐릭터를 육성하고, 남들보다 더 빨리 강해지고 싶은 이용자들에게 강력한 아이템이나 경험치 제공량을 늘려주는 아이템을 판매하는 수익모델로 부분유료화 모델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해외에서 낭보를 전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게임을 서비스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는 NHN 시절 게임포털 한게임을 서비스했던 경험이 있다. 카카오도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 사업 경험이 웹툰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웹툰과 게임의 시너지, '콘텐츠강국 코리아' 밑거름
아울러 웹툰과 게임의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인기 웹툰을 활용한 게임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와이디온라인의 '갓오브하이스쿨'과 네오위즈의 '노블레스' 등이 대표적인 웹툰 기반 게임이다.
이 외에도 신과함께, 하이브, 외모지상주의 등 인기 웹툰들이 속속 게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와이디온라인은 일본 유명 만화 '블리치'를 활용한 게임도 개발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만화를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지 고민해서 만들어낸 웹툰은 우리나라가 원조이며 게임에서 검증된 수익모델 역시 우리나라가 만들어낸 모델"이라며 "웹툰과 게임과 결합하면서, 웹툰도 게임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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