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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어찌하오리까]제살깎아 생존하겠다 나서는 알뜰폰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8 15:49

수정 2017.09.18 15:54

정부가 알뜰폰 도매대가도 낮춰야할 판....정부도 대략난감 
약정할인율 상향,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하나씩 실현되면서 알뜰폰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단 한푼이라도 싼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알뜰폰을 선택했던 가입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알뜰폰에 도매로 이동통신망을 제공해주던 이동통신 회사들은 다이상 도매대가를 깎아주기 어렵다고 버티고 있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밀어붙이기로 이동통신사들도 당장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결국 알뜰폰 업체들은 제살을 깎아서라도 생존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 요금을 내린 것 보다 큰 폭으로 요금을 내려 가입자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시 정부를 향해 이동통신 도매대가를 추가로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알뜰폰 업계는 제살깎기 생존법이 업계를 공멸시킬 것이라는 하소연을 스스로 내놓으면서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총체적난국"에 처한 셈이다.

■제살깎아 생존하겠다고 나선 알뜰폰
18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이달 초 10GB(기가바이트)데이터를 월 2만원대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으며 제살깎기 마케팅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잇따라 파격요금을 선보이고있다. KT M모바일은 추가 1회선을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1+1'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KT M모바일 가입자에게 데이터 350MB를 제공하는 '데이터 표준 350M(월 3300원)' 유심요금제 회선을 무료로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SK텔링크는 월 1만5290원인 유심 13 요금제(40분, 2GB)를 9월 한 달 동안 반값인 7645원에 제공한다. 제휴카드 할인을 받으면 5000원을 추가 할인해줘 사실상 한달 이동통신 요금이 2000원대가 된다.

업계의 제살깎기 경쟁에 대해 알뜰폰 업계 안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이하의 요금제를 출시하면 다른 알뜰폰 업체에도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면서 "틈새 서비스 개발 투자 등 새로운 성장계획을 짜야 할 시점에 성장계획은 커녕 원가이하의 제살깎기식 마케팅을 동원해서라도 가입자를 붙잡아야 생존할 수 밖에 없는게 현재 한국 알뜰폰의 현주소"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정부의 강제적 통신요금 인하 정책의 부작용이 알뜰폰에서부터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에 손벌리는 알뜰폰...정부도 대략난감
원가보다 싼 요금제를 내놓은 알들폰 업체들은 다시 정부를 향해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동통신 회사들의 이동통신망 도매 대가를 낮추는데 정부가 나서라는 것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결국 알뜰폰 업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고 미래투자를 할 수 없게 된 원인이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이니 알뜰폰의 원가 낮추기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장 정부도 해법은 없다.
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도 수용할 수 없다며 행정소송 카드를 들었던 만큼 쉽사리 강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알뜰폰을 이대로 제살깎기 생존으로 내몰수도 없어 '대략난감' 실정이다.


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전문가는 "정부가 시장의 요금에 직접 개입할 때는 다양한 분야의 역효과, 풍선효과등을 장기적으로 계산했어야 하는데, 이번 통신요금 인하 정책은 급조되는 바람에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현재 요금인하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정부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의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지 부터 재점검해 알뜰폰을 포함한 통신정책 전체를 새로 짜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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