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유엔 대북제재 만장일치 결의] ‘北 리스크’ 벗어난 금융시장 ‘사드 충격’ 여전한 실물경제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2 17:36

수정 2017.09.12 17:36

이달 外人 채권 9885억 매수.. 환율도 1120원대로 내려와
對中수출 증가율 한자릿수.. 여행수지 적자도 지속 전망
'대북 리스크(위험)'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파급효과가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이탈을 불렀던 '대북 리스크'는 이달 들어 6차 핵실험이 있었음에도 안정세에 접어든 분위기다. 반대로 사드에 의한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효과는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시장, '대북 리스크'서 벗어나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9885억원 순매수를 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북한 핵실험 직후인 지난 4일 700억원이 유일하며, 이를 제외하면 외국인들은 순매수세다.

지난달의 경우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999억원 순매도를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 월간 기준 순매도 기록은 지난달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금이 순매수로 전환되면서 '대북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과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일시적으로 나타났지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을 보면 지난 1일 1120원이었던 것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영향으로 지난 4일에는 1131.5원으로 올랐지만(원화가치는 하락) 하루 만에 내림세로 전환됐고 등락을 오가다가 이날 다시 1120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단기자금이 많아 '대북 리스크'에 민감한 주식시장은 여전히 외국인들이 순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 8일에는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진정되는 모습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를 반영하는 지표가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인데 최근 지수가 안정세를 찾았다는 점에서 '대북 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봐야 한다"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 유입은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어서 당분간 현재 외국인들의 순매도 기조가 유지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실물서 하방요인 '사드' 지속

금융시장에서 '대북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실물부문에 영향을 주고 있는 '사드 배치'는 여전히 우리 경제 하방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먼저 한자릿수로 내려앉은 대중국 수출의 경우 좀처럼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대중국 수출(금액기준)은 지난 1~7월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월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 5월 이후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더구나 지난달 중국의 대외 수출이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지난달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나 중국 기업들은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한 이후 현지 공장에서 최종재를 만들어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 구조적으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함께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여행수지의 경우 지난달부터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2017년 7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올 7월 여행수지는 17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이다.

한은에서는 지난달과 이달에도 대규모 여행수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한은이 오는 10월 수정경제전망에 사드 배치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사드 충격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실질)을 0.3%포인트가량 끌어내린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 등 기존 7월 전망 발표에서 상황이 악화된 점을 고려해 0.3%포인트(4월 전망 때 0.2%포인트) 수정한 바 있어 사드 배치에 따른 효과가 반영이 됐다"면서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반영이 됐지만 중간재 수출 등 대중국 수출 감소도 배제할 수 없어 오는 10월 전망 발표에는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