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구매 선택권 침해" vs. "주변상가 매출 늘어날 것"
당정, 12월부터 강행키로
쇼핑몰 입점한 일부 점주 "우리도 소상공인" 불만
주변상인들 휴업 환영 "복합몰 쉬면 손님 올것"
당정, 12월부터 강행키로
쇼핑몰 입점한 일부 점주 "우리도 소상공인" 불만
주변상인들 휴업 환영 "복합몰 쉬면 손님 올것"
정부와 여당이 이르면 올 12월부터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월 2회 주말 의무휴업을 실시키로 한 가운데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골목상권 보호라는 게 취지지만 유통업계와 대다수 일반 소비자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소비자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비해 복합쇼핑몰 주변 소상공인들은 매출 증대에 어느 정도는 기여할 것이라며 계획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골목상권 보호보다 소비자 권리 과도제한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월 2회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적용에 반발하고 있다.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의 휴일 매출이 평일의 2~3배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시행 시 매출과 이익 타격은 5~1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교외에 위치한 아웃렛이나 복합쇼핑몰은 이미 휴일 나들이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아 주말 방문객이 평일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며 "시행 초반에는 고객 혼란까지 가중돼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더욱이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복합쇼핑몰의 월 2회 의무휴업이 영세사업자에게 얼마나 혜택을 줄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복합쇼핑몰에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점포도 입점해 있어 또 다른 '소상공인 죽이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타임스퀘어가 있는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상점 주인은 "상식적으로 (타임스퀘어가 휴업을 하면) 손님이 줄지 않겠나. 실제로 타임스퀘어 입구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그 손님들이 많이 없어져 손님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복합쇼핑몰 규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요새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려고 복합쇼핑몰에 가지 않는다. 복합쇼핑몰에서 제공하는 각종 문화.생활 이벤트나 여러 가지 체험을 한 공간에서 즐기러 간다"며서 "소비자 입장에서 주말 휴업을 하게 되면 상당히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주변 소상공인 '매출 증대' 기대
복합쇼핑몰 근처 상권의 상인들은 의무휴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특히 평일과 주말의 매출 차이가 크게 나는 의류품목 상인들은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일을 더 환영하는 눈치다.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현대쇼핑몰에서 가장 인접한 상권인 로데오거리의 한 여성복 점포 상인 이모씨(29)는 "예전엔 전국에서 패션 상설할인매장 하면 이곳이었는데, 현대시티몰이 들어온 이후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아졌다"면서 "복합쇼핑몰이 주말에 쉰다고 하면 우리야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타임스퀘어 주변 영등포 지하상가에서 남성복을 판매하는 점포 주인은 "주말은 평일 대비 50% 이상 매출이 더 난다"며 "주말에 복합쇼핑몰이 쉬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이쪽으로 좀 더 오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와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장사가 더 잘될 거란 '낙수효과'를 바랐던 상인들도 오히려 의무휴업에 찬성하는 입장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가든파이브 근처 식당가의 한 상인은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장사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쪽으로 손님들이 다 빠져서 그렇게 큰 차이도 없다"면서 "그럴 바엔 한 달에 한두 번 쉬면 이쪽(상가)으로 손님이 더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카페 점원인 김모씨(25) 역시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이용객보다 회사원들이 많아 하루이틀 닫는다고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그동안 굉장히 시끄러웠는데 그런 문제점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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