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복합쇼핑몰 월 2회 강제휴무 논란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2 17:32

수정 2017.09.12 17:32

"소비자 구매 선택권 침해" vs. "주변상가 매출 늘어날 것"
당정, 12월부터 강행키로
쇼핑몰 입점한 일부 점주 "우리도 소상공인" 불만
주변상인들 휴업 환영 "복합몰 쉬면 손님 올것"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복합쇼핑몰 월 2회 강제휴무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복합쇼핑몰 월 2회 강제휴무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복합쇼핑몰 월 2회 강제휴무 논란

정부와 여당이 이르면 올 12월부터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월 2회 주말 의무휴업을 실시키로 한 가운데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골목상권 보호라는 게 취지지만 유통업계와 대다수 일반 소비자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소비자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비해 복합쇼핑몰 주변 소상공인들은 매출 증대에 어느 정도는 기여할 것이라며 계획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골목상권 보호보다 소비자 권리 과도제한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월 2회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적용에 반발하고 있다.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의 휴일 매출이 평일의 2~3배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시행 시 매출과 이익 타격은 5~1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교외에 위치한 아웃렛이나 복합쇼핑몰은 이미 휴일 나들이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아 주말 방문객이 평일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며 "시행 초반에는 고객 혼란까지 가중돼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더욱이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복합쇼핑몰의 월 2회 의무휴업이 영세사업자에게 얼마나 혜택을 줄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복합쇼핑몰에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점포도 입점해 있어 또 다른 '소상공인 죽이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타임스퀘어가 있는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상점 주인은 "상식적으로 (타임스퀘어가 휴업을 하면) 손님이 줄지 않겠나. 실제로 타임스퀘어 입구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그 손님들이 많이 없어져 손님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복합쇼핑몰 규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요새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려고 복합쇼핑몰에 가지 않는다. 복합쇼핑몰에서 제공하는 각종 문화.생활 이벤트나 여러 가지 체험을 한 공간에서 즐기러 간다"며서 "소비자 입장에서 주말 휴업을 하게 되면 상당히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주변 소상공인 '매출 증대' 기대

복합쇼핑몰 근처 상권의 상인들은 의무휴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특히 평일과 주말의 매출 차이가 크게 나는 의류품목 상인들은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일을 더 환영하는 눈치다.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현대쇼핑몰에서 가장 인접한 상권인 로데오거리의 한 여성복 점포 상인 이모씨(29)는 "예전엔 전국에서 패션 상설할인매장 하면 이곳이었는데, 현대시티몰이 들어온 이후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아졌다"면서 "복합쇼핑몰이 주말에 쉰다고 하면 우리야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타임스퀘어 주변 영등포 지하상가에서 남성복을 판매하는 점포 주인은 "주말은 평일 대비 50% 이상 매출이 더 난다"며 "주말에 복합쇼핑몰이 쉬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이쪽으로 좀 더 오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와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장사가 더 잘될 거란 '낙수효과'를 바랐던 상인들도 오히려 의무휴업에 찬성하는 입장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가든파이브 근처 식당가의 한 상인은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장사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쪽으로 손님들이 다 빠져서 그렇게 큰 차이도 없다"면서 "그럴 바엔 한 달에 한두 번 쉬면 이쪽(상가)으로 손님이 더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카페 점원인 김모씨(25) 역시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이용객보다 회사원들이 많아 하루이틀 닫는다고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그동안 굉장히 시끄러웠는데 그런 문제점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오은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