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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남해바다 벗삼아 걷는 길, 쪽빛에 물들겠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7 19:56

수정 2017.09.07 19:56

가을 다도해, 걷기 여행길 8選
바닷바람이 와락 안아주는 곳.. 콕,콕, 찍는 발걸음마다 힐링이 된다
경남 창원 저도 비치로드, 용두산 정상에 서면 다도해 풍광 한눈에
경남 남해 해안누리길 다랭이길, 구불구불 다랭이논 따라 펼쳐진 푸른바다
경남 창원 '저도 비치로드'에선 남해안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여러 섬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경남 창원 '저도 비치로드'에선 남해안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여러 섬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한풀 꺾이면서 유난히 하늘이 높고 푸른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시원한 바람이 볼을 타고 흐른다. 여행하기 좋은 때다. 다도해의 멋들어진 풍경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끈다.
다도해는 따뜻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상록수림이 존재해 가지각색의 나무들로 이뤄진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다. 과거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섬과 기암괴석들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yes+ 레저] 남해바다 벗삼아 걷는 길, 쪽빛에 물들겠네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빚어낸 천혜의 자연풍광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해 지나가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섬 주위의 오솔길을 거닐면 가는 곳마다 절경이 빼어나다. 푸르름의 숨결로 빚어낸 오솔길, 파도의 세월이 수공한 가파른 절벽의 해안, 쪽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초원, 끊임없이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정겹다.

지친 도시인들에게 저절로 휴식과 힐링을 안겨준다. 또한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들리는 파도소리와 항구마다 부지런히 드나드는 어선들의 뱃고동 소리, 조용히 뜨고 지는 일출과 일몰도 환상적이다.

크고 작은 섬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매력을 품고 있다. 청정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을 비롯한 독특한 향토음식은 관광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다도해는 무수한 섬들이 흩뿌려진 바다와 희귀 동.식물들의 보금자리다. 이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수달, 붉은박쥐, 구렁이, 풍란 등이 서식하고 있다. 풍란은 멸종위기 1급 관리식물로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감소되고 있다고 한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계절,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걷기여행길을 따라 다도해의 멋진 가을 풍광을 즐겨보자.

■경남 창원 저도 비치로드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최남단에 있는 저도는 육지와 연륙교로 연결된 작은 섬이다. 저도 비치로드는 저도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걸을 수 있는 6.5㎞가량의 해안길로, 저도에서 가장 높은 용두산 자락을 굽이굽이 걸으며 다양한 길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저도에 우뚝 솟은 용두산 정상에서 보면 저도 연륙교와 바다, 남해안의 여러 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데크길보다는 숲길, 흙길을 따라 걸으면 자연 그대로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곳곳마다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벤치가 마련돼 있어 편하게 걷기 좋다. 숲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울창한 숲이 좋으며 시야가 터진 곳은 쪽빛 바다와 어울린 풍광이 그만이다.

경남 남해 '다랭이길'은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 때문에 TV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이름을 날렸다.
경남 남해 '다랭이길'은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 때문에 TV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이름을 날렸다.

■경남 남해 해안누리길 다랭이길

경사가 심해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든 언덕을 계단식 논으로 만들어 삶을 일군 남해안의 명소 다랭이마을을 볼 수 있는 길이다. 다랭이마을은 가천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마을 양옆으로 2개의 냇물이 흐른다고 해서 간천(間川)이라고 불리다가 가천으로 지명이 굳어졌다고 한다. 다랭이마을은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 때문에 TV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이름을 날렸다. 다랭이마을 입구에서 시작해 가천대(다랭이마을 전망대), 가천상회, 암수바위, 몽돌해안, 홍현리 보건소에 이르는 5㎞ 남짓한 길이 정겹다. 특히 마을에서 내려다본 쪽빛 남해바다는 맑은 공기와 함께 어우러져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모든 시름과 아픔을 치유해 줄 것 같은 청량함을 선사한다.

부산 사하구 해안누리길 몰운대길
부산 사하구 해안누리길 몰운대길

■부산 사하구 해안누리길 몰운대길

다대포 노을정에서 시작돼 몰운대로 이어지는 낙조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길이다. 부산 8경 중 하나로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낙동강 하구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16세기 전까지만 해도 '몰운도'라 불렸지만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모래와 흙이 쌓이면서 다대포와 연결돼 육지가 됐다고 전해진다. 낙동강이 남해바다와 만나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길로 해송숲에서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솔향기에 취하고 사방에 흩어진 작은 섬들과 남해의 경관에 도취되는 황홀경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화손대로 가는 길은 동백나무와 양치식물이 눈에 띄어 산책길의 자연적 정취를 더해주고 산책길을 돌아나온 입구에서는 꿈의 낙조분수가 눈앞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조성한 바다백리길 중 하나인 경남 통영 해품길은 남해 푸른 바다와 매물도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거리도 적당해 가벼운 등산 기분을 낼 수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조성한 바다백리길 중 하나인 경남 통영 해품길은 남해 푸른 바다와 매물도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거리도 적당해 가벼운 등산 기분을 낼 수 있다.

■경남 통영 바다백리길 5코스 매물도 해품길

경남 통영의 매물도는 소매물도의 명성에 가린 감이 없지 않지만 소매물도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간직한 멋진 섬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조성한 바다백리길 중 하나인 해품길은 울창한 동백나무숲터널과 초원지대, 능선을 따라 걷는 코스다. 남해 푸른 바다와 매물도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거리도 적당해 가벼운 등산 기분도 낼 수 있다. 마을 선착장엔 마을지도와 탐방로 안내판 등이 마련돼 있고, 탐방로는 선착장부터 바닥에 그어놓은 파란색 선을 따라가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섬 전체를 둘러보는 코스가 힘들다면 장군봉 코스를 빼고 당금전망대, 홍도전망대, 대항마을 갈림길로 이어지는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통영의 풍성한 해산물을 맛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전남 여수 거문도 녹산등대 가는 길
전남 여수 거문도 녹산등대 가는 길

■전남 여수 거문도 녹산등대 가는길 1코스

전남 여수 녹산등대는 거문도에서 가장 큰 서도의 북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무인등대로 손죽도, 초도, 장도 등 다도해의 수많은 섬을 하루도 빠짐없이 비추고 있다. 이 등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아름다운 풍광들로 심심할 틈이 없다. 녹문정 전망대에서는 시원한 남해바다의 풍광을 즐길 수 있고, 거문도 어부들을 지켜주었다는 인어를 테마로 한 인어해양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특히 인어해양공원 절벽 4m 높이의 살랑바위는 파도가 절벽을 때리면 그 포말이 마치 백마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처럼 웅장하고 아름답다 하여 거문도 8경 중 1경으로 꼽힌다. 섬의 끄트머리 등대 가는 길은 시야가 꽤 넓은 편이어서 맑은 날이면 제주도와 고흥 팔영산, 장흥 천관산 등이 다 보인다.

■전남 고흥마중길 3코스 봉래산 삼나무 편백숲길

전남 고흥군 나로도에 있는 고흥의 자랑 나로우주센터와 뒷산인 봉래산을 돌아 내려오는 길이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가득찬 언덕길로 오르막 코스가 포함돼 있지만 빼곡하게 들어찬 나무숲이 땀을 식혀준다. 봉래산 능선에 서면 한려수도의 모습이 장쾌하게 펼쳐져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준다. 길은 총 세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구간(4.2㎞)은 우주과학관, 예내저수지, 삼나무 편백숲으로 통하는 치유의 길로 약 1시간20분이 소요된다. 또 2구간(5.8㎞)은 봉래산 정상을 거쳐 내려오는 등산로 코스이며, 3구간(1.8㎞)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는 평평한 산책로로 약 50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1구간의 마지막과 3구간이 겹쳐져 있어 실제로 걷는 구간은 더 짧다.

■전남 순천 남도삼백리길 1코스 순천만 갈대길

세계 5대 습지인 순천만을 한바퀴 돌며 순천만 습지와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해안길이다. 이 길은 해넘이 명소 해룡와온에서 시작해 순천만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용산 전망대에 오르고, 순천만 갈대숲 사이를 지나 해변이 아름다운 별량 장산, 우명, 화포로 이어지는 총 길이 16㎞의 길로, 시작점인 해룡와온에서 별량화포까지 걸으려면 대략 5시간 걸린다. 거의 모든 길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걸을 수 있는 쉬운 코스로 구성돼 있지만, 해발 50m의 용산 전망대에 이르는 1㎞ 남짓 산행길에선 살짝 땀이 흐를 수도 있다. 갈대숲 아래 갯벌에 사는 농게와 짱뚱어를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서편제'와 TV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유명한 전남 청산도 슬로길에선 멀리 제주도가 보일 정도로 탁 트인 남해 풍경이 일품이다.
영화 '서편제'와 TV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유명한 전남 청산도 슬로길에선 멀리 제주도가 보일 정도로 탁 트인 남해 풍경이 일품이다.

■전남 청산도 슬로길 4·5코스

우리나라 섬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건 청산도 슬로길일 것이다. 청산도를 찾는 탐방객의 대부분은 1코스를 걸으며 영화 '서편제' 촬영지나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만을 둘러보곤 하지만, 청산도 슬로길의 진면목은 이후로 이어지는 2~5코스에서 만날 수 있다.
이 길들은 사랑길(2코스), 고인돌길(3코스), 낭길(4코스), 범바위~용길(5코스)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하늘에 떠 있는 듯, 바다에 떠 있는 듯 모호한 경계선을 걷는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낭길과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남해의 탁 트인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범바위~용길이야말로 청산도 슬로길의 백미라 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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