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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긴급좌담회] "소득주도 성장, 재정에 부담.. 증세 문제 좀더 솔직해져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30 17:52

수정 2017.08.30 17:52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말한다
'증세 없는 복지' 한계 지적.. 소득주도 성장론에도 찬반
"단기 경기부양책 불과".. "소득재분배 의미 있다"
[전문가 긴급좌담회] "소득주도 성장, 재정에 부담.. 증세 문제 좀더 솔직해져야"

"정부가 발표한 여러가지 정책이 실현된다면 재정건전성은 위험해진다. 현재 재정에 관한 한 정부의 역할이 크다. 재정준칙 등 예산 편성, 지출에 있어 기준을 정하는 국회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선별복지로 가야 한다. 그러나 보편적인 증세 없이 재정지출을 확대해 보편적 복지를 추진하면 2~3년은 버틸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재정에 부담이 된다."(성태윤 연세대 교수)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29일 진행한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진단'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문재인정부가 쏟아낸 아동수당 신설, 기초연금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의 경제정책들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지속성'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소득주도 성장은 단기 경기부양효과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와 같은 성장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은 기업과 고소득층의 소득을 이전, 재분배해 저소득층의 지출을 늘려 내수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아이디어인데 전체 경제 파이가 늘어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역시 "임금주도 성장을 하려면 글로벌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비용이 낮은 곳, 임금이 적은 곳으로 움직이다 보니까 국내 저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를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태윤 연세대 교수와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소득주도 성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성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을 소득재분배를 강화해 경제활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의미가 있지만 단기적인 경기부양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보완할 수 있는 공급 측면에서의 중소기업 활성화, 4차 산업혁명 대응 등 정부가 추진해 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세 없이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하면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정책을 수행하려면 178조원이 아닌 200조원을 훌쩍 넘는다. 대통령은 서민증세는 없다고 했다. 결국 국가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4대 연금 충당부채와 공기업의 부채까지 합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는 88~90%에 육박한다. 지금 나온 정책 역시 항구적인 지출이 많아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적극적 지출구조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건전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세에 대해서는 정부가 솔직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대다수였다.

성 교수는 "현재와 같은 부자증세로는 재원조달이 힘들다.
결국 박근혜정부 때와 비슷하게 강력한 조세집행을 통한 세수 확보에 나서게 될 것이다. 결국 보편증세를 논의하든지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과거와 같은 적은 복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복지전달 체계를 효율화해야 하고, 면세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국민개세주의 원칙을 공론화해 그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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