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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골프 간판’ 배상문이 돌아왔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8:24

수정 2017.08.16 18:24

軍 전역… 내달 신한동해오픈 컴백
“비거리 늘어 더 나은 기량 보일것”
16일 강원도 원주 육군 모 부대에서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프로골퍼 배상문이 부대 정문 앞에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강원도 원주 육군 모 부대에서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프로골퍼 배상문이 부대 정문 앞에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배상문(31)이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16일 강원도 원주 육군 모 부대에서 전역한 배상문은 "거의 매일 일과를 마친 뒤 자유시간에 빈 스윙과 체력 훈련으로 필드 복귀에 대비했다"면서 "아직 대회를 뛰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배상문의 투어 복귀전은 내달 14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오는 10월 5일 시작하는 세이프웨이 오픈부터 출전한다.
PGA투어는 배상문에게 군 복무 기간 투어 출전권을 유예해줬다.

어머니 시옥희씨 등의 환영속에 부대 정문을 나선 배상문은 몰려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며 "그간 못했던 훈련을 하고 대회도 많이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골프가 너무 하고 싶었다. 필드에서 다시 우승 경쟁을 하는 순간을 꿈꿔왔다. 지금 당장 연습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중이 좀 줄어들었는데 대회 출전에 앞서 몸무게를 더 불리고 몸 상태를 (선수 시절로) 되돌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상문은 군 복무 기간 휴가를 이용해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을 했고 간간이 실전 라운드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가 나와서 실전 라운드를 했을 땐 언더파 스코어도 적어내고 크게 실력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대회가 아니라서 정말 어느 정도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여전했다. 배상문은 "드라이버 비거리는 예전보다 더 나간다"면서 "비거리나 체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예전보다 나은 기량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군 복무 기간 소총수로 다른 병사와 똑같이 훈련을 받았다. 골프는 일과가 끝나고 주어진 개인정비시간(자유시간)을 이용했다. 그래봐야 빈 스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이 전부였다. 약 7개월간 휴일에 부대 인근 영서고등학교 골프부에서 재능 기부 형식으로 주니어 선수들 스윙을 봐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물론 특혜 오해를 우려해 재능 기부도 전투복 차림으로 했다.

그렇다고 배상문이 걱정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쇼트게임과 퍼트, 그리고 특히 벙커샷 등은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진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는 "이런 감각을 하루빨리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며 "시간이 없다. 하루가 급하다. 오늘부터 앞으로 대회 때까지는 딴일 할 겨를이 없을 것 같다"고 강한 의욕을 다졌다. 배상문은 복귀 이후 목표에 대해 "첫 대회부터 예전만큼, 예전보다 더 잘하기를 바란다면 욕심일 뿐이다. 투어 카드를 1년 동안 유예해준 PGA투어의 배려에 보답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에서 배운 인내심이 투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배상문은 "2년 뒤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는 꼭 출전해 입대 전 출전 때 당했던 패배를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군대 체질인 것 같다"며 "통제된 단체생활에도 잘 적응했고 10살 어린 전우들과도 잘 지냈다. 어젯밤에도 후임병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눴고 오늘도 헤어지기가 서운해 우는 후임병들 달래주느라 제대가 늦었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늦은 나이에 입대했지만 혼자였더라면 못했을 것이다.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들이 꿋꿋하게 버텨내는 걸 보고 많은 걸 배웠다.
서로 힘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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