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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피’, 숨막히는 128분...휘몰아치는 긴장감

입력 2017.08.16 18:01수정 2017.08.16 18:01


[fn★리뷰]‘브이아이피’, 숨막히는 128분...휘몰아치는 긴장감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 받은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가 베일을 벗었다. 네 명의 배우 장동건, 김명민, 이종석, 박희순은 누구 하나 모자람 없이 스크린을 꽉 채우는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이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만큼이나 구성 또한 짜임새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는 작품이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감독은 영화를 5가지 챕터로 나눠 사건의 후일담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관객은 마치 사건 일지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초반부에는 각각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감으로써 극 전개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사전에 방지한다.

먼저 국정원 요원으로 북에서 VIP를 데려온 장본인이지만, 사건을 은폐하려는 자 박재혁(장동건 분), 연쇄살인 용의자 김광일을 맹렬히 쫓는 다혈질 경찰청 형사 채이도(김명민 분), 김광일을 쫓다 보복성 좌천을 당한 보안성 공작원 리대범(박희순 분), 북에서 온 VIP이자 연쇄살인마인 김광일(이종석 분) 등 펄떡이는 캐릭터들이 연이어 등장해 시선을 훔친다.

여기에 '신세계' 박성웅이 특별출연해 장동건과 호흡하며 남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대세로 떠오른 조우진과 유재명 역시 짧은 등장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fn★리뷰]‘브이아이피’, 숨막히는 128분...휘몰아치는 긴장감



'브이아이피'는 영화 사상 최초로 '기획 귀순자'를 수면 위에서 다룬 영화다. 기획 귀순은 냉전시대였던 80~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상당히 많았으나 최근엔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석이 연기하는 VIP 김광일은 미국 CIA와 국정원이 합작해 귀순시킨 인물이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생존 당시의 북한 내 정치 상황이 캐릭터 탄생 배경이 됐다. 김광일은 소위 북한의 로열 패밀리로 부와 명예를 가졌으며 영어에도 능통한 인재다. 게다가 말간 웃음을 지닌 연쇄살인마로 더욱 섬뜩함을 안긴다.

다만 김광일의 극악무도함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잔인한 장면들은 다소 보기 불편한 부분이 있다. 연약한 여성 희생자들이 가차없이 살해 당하는 장면은 눈을 질끈 감게 할 만큼 잔혹하다. 더군다나 유력한 용의자인 김광일을 잡아넣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들이 극도의 분노를 유발한다.

하지만 다행인 건, 관객의 심정과 같은 마음으로 치고 박고 달리는 세 명의 주인공 김명민, 장동건, 박희순이 있다는 점이다. 생애 첫 악역으로 변신한 이종석은 핏발이 가득선 눈이 아닌, 맑은 눈망울의 차별화된 악인을 그려냈다. 여전히 호탕한 연기를 보여주는 김명민이나, 완벽한 북한 사투리로 몰입을 돕는 박희순의 연기 또한 매력적이다.

장동건은 '브이아이피'를 통해 요원의 액션은 물론 냉정한 사무직 연기까지 선보이며 물오른 연기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끝까지 숨죽이고 지켜보게 만드는 쫀쫀한 전개가 인상적이다. "대본보다 재밌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배우들의 장난 섞인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다. 오는 24일 개봉.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