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살충제 계란 파문 확산] "김밥에 계란 빼고 주세요" 불신 여전

장용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7:51

수정 2017.08.16 17:51

계란 판매 재개했지만…
살충제 검출 안된 농장들 마트.편의점으로 출하재개
제빵 프랜차이즈 본사들 수급대란 넘겼다며 안도.. 소비자들 "안먹어" 상반
폐기되는 살충제 계란 '살충제 계란' 파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16일 경기 남양주의 한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폐기되는 살충제 계란 '살충제 계란' 파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16일 경기 남양주의 한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살충제 계란 조사를 거쳐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은 주요 대형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16일 계란 출하를 허용, 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판매가 재개됐지만 소비자의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계란과 계란 사용제품 및 외식업소의 판매위축 등 파문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일선 점포와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신속한 출하재개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묘책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차라리 안먹겠다"는 소비자

해외에 이어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잇달아 검출됐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당분간 계란을 먹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전국 주요 대형농장 등 241곳의 산란계 농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4곳을 제외한 나머지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의 판매를 허용했지만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눈치다.

이 같은 소비자의 반응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김밥집 등 계란을 주요 식재료로 사용하는 영세상인들이다. "문제가 있다면 벌써 수거됐지 이렇게 팔고 있겠느냐"며 소비자를 설득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명 김밥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08번(경기도에서 생산됐다는 것을 표시하는 생산자번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김밥 같은 경우 계란을 빼고 달라는 손님이 간혹 있다"고 말했다.

■한숨 돌린 제빵업체, 여전히 불안한 치킨업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면 모체가 되는 닭은 어떻겠느냐"며 육계까지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대형 제빵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한고비를 넘겼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자체 안전성 검사를 꾸준히 해온 데다 거래농장들이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주거래농장에서는 한 곳도 살충제 계란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역시 자체 긴급안정성검사를 마쳤고 정부 조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 조사 결과를 계속 업데이트하며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업체 가운데는 "애초에 자체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는 대형업체들까지 판매금지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었다"며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의 즉각적인 계란 출하금지 해제조치로 유통업체들이 계란 판매중단 하루 만에 속속 계란 판매를 재개하면서 계란 유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마트는 협력회사의 80% 정도가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해당 농가의 계란부터 매장에서 오후 3시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GS25와 GS수퍼마켓은 계란을 공급하는 이레팜과 산청양계, 세양 등이 정부 검사 결과 판매가 적합하다는 통보를 받아 GS25와 GS수퍼마켓에서 생란 판매를 재개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신선대란'에서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됐다. 해당 제품은 계란 껍질에 '11시온' 표기가 된 제품으로 15일 매장에서 철수했고, 전량 폐기처분키로 했다고 홈플러스는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전체 신선대란 상품 가운데 시온농장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3% 이하로 해당 상품의 환불조치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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