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한국의 매운맛 '신라면' 美 식탁 점령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7:48

수정 2017.08.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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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 브랜드 '최초' 신라면, 월마트 전매장 입점
농심 美 최대 유통망 확보 7개 정부기관서도 시판 중
농심 신라면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4692개 전 매장 입점을 완료하며 미국 전역 판매망을 구축했다.월마트 미국 매장에 진열돼 있는 신라면 등 농심 제품들.
농심 신라면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4692개 전 매장 입점을 완료하며 미국 전역 판매망을 구축했다.월마트 미국 매장에 진열돼 있는 신라면 등 농심 제품들.

농심 '신라면'이 한국 식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전국 모든 매장에서 판매된다. 또 미국 국방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 내에서도 팔리며 '한류.한식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 대륙 전역 아우르는 유통망 확보

16일 농심에 따르면 미국내 4692개의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완료했다. 이로써 농심은 미국 전체 유통시장을 아우르는 판매망을 갖췄다.
특히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세계적인 식품회사 중에서도 대표제품만이 미국내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한 점을 감안할 때 농심 신라면도 이들 글로벌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유명세를 타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농심측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전역의 월마트를 판매 채널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 식품 브랜드로는 놀라운 일"이라며 "4692이라는 숫자가 단지 매장 수를 뜻하는 게 아니라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자체 판매망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월마트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에 기반해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의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 월마트 성공사례를 활용해, 소규모 점포로까지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하반기 중 월마트에 납품하는 자체 물류체계를 개선해, 현재 평균 3일 정도 소요되는 배송기간을 1일로 단축시키는 '월마트 ON-TIME'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카코 인근에 있는 물류센터를 확장해 중부와 동부지역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농심아메리카 신동엽 법인장은 "농심은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농심 특설매대(현지 명칭 Road Show)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년 내에 일본 브랜드를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2016년 유로모니터 자료 기준으로 농심은 일본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미국 라면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7개 중앙정부기관 매점서 '인기 짱'

신라면은 현재 미국 국방부, 국회의사당 등에서 라면류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입점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또 국립보건원(NIH), 특허청(USPTO) 등 7개 정부기관에서도 신라면, 신라면블랙, 너구리, 김치사발면 등이 시판 중이다.

농심이 처음 미국 국회의사당과 국방부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5월이다. 근무자 2만5000여명에다 하루 방문자만 5000여명에 달하는 국방부와 미국 정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 입점은 매출을 떠나 미국 내 브랜드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라면종주국 일본의 라면 브랜드도 입점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농심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웠다. 농심은 미국 진출 당시,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업체와 달리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라면을 저렴한 음식으로 포지셔닝하기 보다, 스파게티 등의 면 요리와 대등한 위치에서 고급화를 추구했던 것이다. 이런 신라면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미 정부기관의 오피니언 리더십과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농심아메리카 김병오 뉴욕지사장은 "스위스 융프라우, 칠레 푼타아레나스 등 세계 랜드마크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이 이제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미국의 관문 뉴욕JFK공항과 워싱턴 공항, 주요 대학인UCLA, 뉴욕대 등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백악관,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 또 다른 기관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심의 미국법인인 농심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은 1억8000만달러로 전체 매출비중이 약 10%를 차지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억2000만달러로 1976년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농심측은 내다봤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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