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文정부 '당청' 호흡은 합격점… 대(對)야 관계는 '숙제'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6:31

수정 2017.08.16 17:1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당청'간 호흡은 대체로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인선 문제', '청와대 대리사과' 등을 놓고 불협화음이 새어나오기도 했지만 각종 개혁 과제와 정책 입안에 당청이 보폭을 맞추며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이 근거로 꼽힌다. 당청은 정권 초기 1년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다가오는 결산국회와 정기국회 등에서 더욱 긴밀하게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야권이 '문 정부 100일'은 물론, 주요 정책 등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협치와 통합은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당청, 절묘한 조화 이뤄"
문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 '당청 일체'를 강조하고 있다.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 건설'을 위해 민주당과 청와대가 혼연 일체가 되어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어 왔다.

평가도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가 이를 방증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7∼11일 전국 성인 남녀 2542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1.9%포인트),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71.8%를 기록하고 있다. 2주 연속 하락세지만 부정평가(21.3%)와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지도 역시 내림세를 이어가며 49.8%를 기록했지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검찰과 국정원 개혁, 갑질 근절, 명예과세, 부동산 대책,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등에 국민들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화답하고 있다"며 "또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굳건한 한미동맹과 주도적인 외교안보 상황 관리 능력에 대해 국민들도 적극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초반 당청간의 호흡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경기대 박상철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때는 당청이 분리가 됐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당청일체형 민주당 정부"라면서 "(당청)호흡은 잘 맞아왔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도 지금까지는 잘 이끌어 왔다"고 평가했다.

부산대 김용철 행정학과 교수도 "당청관계가 예전에는 볼수 없었던 아주 절묘한 조화가 이뤄졌다고 본다"며 "그동안은 수직적인 관계가 많았다. 청와대가 주도하면 당이 거수기 역할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안에 따라서는 상호 협조관계도 취하지만 각기 다른 의견도 제시하고 안 맞는 부분은 서로 맞춰가는 등 전반적으로 생산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호평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청일체에 따른 '여당의 자율성 부족'이다.

박 교수는 "지금은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인기가 좋으니까 문제가 없지만 혹시라도 지지율이 떨어지면 여당은 대중눈치를 봐야하니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며 "여당 지도부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청와대가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세' 野와 '협치'는 숙제
당청으로서는 야권과의 '협치'는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문 정부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문 정부 100일을 전후해 각각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18일까지 '문재인 정부 100일,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릴레이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바른정당 정책위원회도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불'안한 외교·안보', '재정 대책 및 재정건전성' 평가 순으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문 정부의 주요 정책마다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당청의 정치력 발휘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건국대 이현출 정치학과 교수는 "여소야대로 출발해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까지는 독단적이지도, 너무 협치에 가깝지도 않은 중간정도 였다"며 "다만, 앞으로는 국민 통합과 여러 위기 극복을 위한 합의 도출을 위해서 협치를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야권과의 협력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나라다운 나라의 기본은 불공정, 불평등이 없고 일한 만큼 대가를 제대로 받는 사회가 아니겠느냐"면서 "민생을 해나가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입법)전쟁이라기보다는 협력하는 국회로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권 내부로는 당정청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며 정책 드라이브를 위한 '삼각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등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매진하고 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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