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살충제 계란 파문] "이미 먹은 계란은 괜찮은가요?"… 소비자 불안, 빵·과자로 번져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5 17:16

수정 2017.08.15 17:16

계란 판매 중단한 대형마트와 소비자 반응
대형마트 환불 규정 묻자 "2주내 미개봉 상품 가능"
계란 쓰는 외식.제과 업체 수급 불안.소비 외면 우려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당국이 전수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15일부터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광복절 공휴일인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당국이 전수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15일부터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광복절 공휴일인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 "어제(14일) 살충제 성분 계란이 확인됐는데 그럼 그 이전에 사 먹은 계란은 괜찮은가요? 불안해서 앞으로는 한동안 계란은 먹지 못할 것 같네요."

당국이 살충제 성분 계란 유통을 금지시킨 15일 광복절 휴일을 맞아 경기 부천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씨는 텅 빈 계란 판매대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소비자 식품안전 불안 가중

이날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판매해온 계란은 살충제를 쓰지 않은 농가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소비자 안전 차원에서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이커머스 등 전 유통업체들이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지침이 내려와 오늘 영업시작 전에 모든 계란 제품을 다 뺐다"며 "이전에 계란을 사 간 소비자들로부터 안전성 여부와 환불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날 낮에 찾은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는 텅 빈 채 판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한 소비자는 "살충제 성분 계란이 이전부터 유통됐을 수도 있지 않으냐"며 당국의 허술한 관리를 꼬집기도 했다.

어린이를 동반한 한 고객은 "지난주에 계란을 샀는데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지난주에 산 계란도 못 먹고 있다"며 "빵이나 과자 등도 한동안 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형마트는 환불과 관련, 구매 2주 이내로 영수증을 지참할 경우 개봉하지 않은 계란 제품을 환불하고 있다. 다른 마트도 일반 환불 규정에 따라 환불이 가능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늘부터 계란, 메추리알, 지단이 들어가는 조리식품 등 관련 상품의 판매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외식.식품.제과 업계도 초비상

유통업체의 경우 수천~수만가지 상품을 판매하지만 계란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식품·외식업체, 계란농가 등도 비상이 걸렸다. 식품업계에서는 계란을 직접 판매할 뿐만 아니라 각종 가공식품 등에 계란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제과제빵 업계도 밀가루와 함께 계란을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식약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거래하는 농가는 살충제 계란과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출하중단 조치가 내려져 큰일"이라며 "1∼2일 정도 사용할 계란은 있지만 출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급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계란 확보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자가 계란 사용 음식 등을 기피할 것으로 보여 우려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일단 사태가 확산하지 않고 출하중단 조치가 빨리 풀리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불안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산란계농가의 계란 출하를 중단시킨 가운데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농장 1430곳에 대해 이날부터 3일간에 걸쳐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