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울 견본주택 "그 많던 인파 어디로"… 지방은 "떴다방 북적"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3 17:22

수정 2017.08.13 17:22

8.2대책 이후 처음 문 연 서울 마포 견본주택 썰렁
규제피한 수도권과 지방은 밀려드는 인파에 몸살
서울 마포구 공덕역에서 분양되는 '공덕 SK리더스뷰' 견본주택이 지난 11일 문을 열었지만 예전과 달이 견본주택 앞에 대기줄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역에서 분양되는 '공덕 SK리더스뷰' 견본주택이 지난 11일 문을 열었지만 예전과 달이 견본주택 앞에 대기줄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일대에서 지난 11일 문을 연 '두산 알프하임'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일대에서 지난 11일 문을 연 '두산 알프하임'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정부가 이달 초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후 신규 분양시장이 지역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규제 직격탄을 맞은 서울 분양시장은 다소 '썰렁'한 반면 규제에서 빠진 수도권과 지방 견본주택에는 아직도 '떴다방'이 몰리고 방문객의 긴 줄이 이어지는 등 분양시장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대책 이후 서울서 처음 문 연 견본주택 '썰렁'

13일 SK건설에 따르면 8.2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되는 단지인 '공덕SK리더스뷰'는 견본주택을 연 11일부터 주말인 이날까지 총 1만47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정부의 8.2 대책 발표전까지만해도 서울에서 문을 여는 견본주택에는 첫날부터 주말까지 최소 3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차분해진 모습이다.

공덕 SK리더스뷰는 도심권 출퇴근이 편리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 지하철 5.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공덕역 초역세권단지인데도 불구하고 개관 첫날인 지난 11일 견본주택 밖에는 길게 늘어선 방문객들의 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방문객도 고작 1900여명에 그쳤다. 마포구는 이번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지정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모두 40%로 강화된 대출규제를 적용받는다. 이때문에 일부 방문객은 중도금과 잔금 납부 방법 등을 상담하기도 했다. 층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8억원인 전용면적84㎡를 구입할 경우 최대 3억2000만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분양가 비싸다고 생각 안들지만 자금마련 어려워져 걱정"

마포구에 거주하며 아이와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30대 김씨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에 생기는 새 아파트라 관심이 있어 방문했다"면서 "최근 아파트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 특별히 이 단지가 비싸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초기 계약금 외에 납부해야하는 중도금과 잔금이 부담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가점제 75%비율 적용'(전용85㎡ 기준) 막차를 타려는 방문객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오는 9월부터 투기과열지구 전용85㎡ 이하 신규 단지의 가점제 비율은 100%로 상향 적용된다.

한 60대 방문객은 "무주택자가 아니라 지금도 신규 분양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가점제 100% 적용일때보다는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서 방문해봤다"고 말했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전역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방문객 수가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규제가 강화되다보니 투기 수요보다는 정말 살 집을 찾아온 실수요자가 많아진 모습이다. 대책 이후 첫 분양이라 달라진 청약제도나 주택담보대출을 문의하는 실수요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규제피한 수도권.지방 분양시장 '후끈'

반면, 이번 대책 규제에서 벗어난 수도권과 지방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개관 직전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방문객들이 몰려 긴 줄을 서거나 '떴다방'까지 생기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일대에 들어서는 '두산알프하임' 견본주택에는 개관 첫날인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3만4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견본주택 개관 전부터 이미 수십여명이 견본주택 앞에 긴 줄을 서며 대기했고, 개관 첫날에만 3000여명이 방문했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양주는 8.2대책 규제에서 벗어난 조정대상지역으로 종전 수준(LTV 60%. DTI 50%)의 대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계약 후 6개월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민간택지이다 보니 비교적 많은 방문객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남양주 일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2800여가구의 신규 대단지이다보니 방문객 관심이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지방 견본주택에는 아직도 수십개의 떴다방 출현

같은 날 견본주택 문을 연 경남 김해시 주촌면 '김해주촌두산위브더제니스'에는 개관 첫날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총 1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특히 인근 부산이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분양권 전매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자 이곳에 수십개의 떴다방이 모습을 보였다.


분양 관계자는 "중도금 무이자에 분양권 전매제한도 없다보니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면서 "이번 대책으로 10월 이후 부산지역 분양권 전매제한을 하다보니 부산에서 김해쪽으로 옮겨온 투자수요도 좀 있는 거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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