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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엄중… 모든 조치 강구"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0 17:50

수정 2017.08.10 22:45

北, 포격 이동경로 등 밝혀
美 매티스 국무장관은 "北 정권종말 행동 멈춰야"
확대해석 경계하던 靑, NSC 열고 대응책 논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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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강경' 틸러슨 '진화'… 엇갈린 대북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두 백악관 참모가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혼선이 일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위쪽 사진)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은 정권 종말과 주민 파멸로 가는 어떤 행동에 대한 고려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식 화법"이라며 "지난 24시간 동안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AP연합뉴스
매티스 '강경' 틸러슨 '진화'… 엇갈린 대북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두 백악관 참모가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혼선이 일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위쪽 사진)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은 정권 종말과 주민 파멸로 가는 어떤 행동에 대한 고려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식 화법"이라며 "지난 24시간 동안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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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사생결단식 말싸움이 계속되면서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급부상했다. 한반도 안보위기설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식시장은 이틀째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부처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2시간 이상 연 뒤 "한반도에서의 긴장 해소와 평화 관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안보부처 장관 및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테이블 위에 모든 조치들을 올려놓고 해결방안을 다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해질수록 미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런 상황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간 대화가 개시되도록 한국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北, 괌 타격 구체계획 밝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2371호) 통과 직후부터 북한의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북한군 전략군은 전날 '괌 포격' 운을 뗀 데 이어 이날엔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 명의로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미군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북한은 심지어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할 것"이라고 미사일 경로를 짚고는 "사거리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며 탄착지점까지 밝혔다. 시기도 '8월 중순까지'라고 못 박았다. 이달 하순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전후해 괌을 향한 무력시위성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반도 정세 엄중… 모든 조치 강구"

"한반도 정세 엄중… 모든 조치 강구"

■美국방장관 "종말과 파멸" 맞불

미국도 이틀째 말폭탄을 터트렸다. 이번에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종말과 파멸"이라는 말로 대북 갈등 수위를 한층 고조시켰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매티스 장관은 "북한은 시도하는 모든 물리적 충돌이나 군비경쟁에서 미국을 이길 수 없다"면서 "북한은 정권의 종말 및 국민들을 파멸로 이끄는 모든 행동에 대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는 "군사적 옵션은 결과가 좋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행동이 있다면 포괄적인 전략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하는데, 이는 허용 불가능한 북한의 핵무장을 당분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韓, 북·미대화 중개 나서나

정부는 이날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열어 2시간여 동안 '한국의 역할론'을 놓고 치열하게 내부 토론을 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최근 한반도 정세의 엄중함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로 진행됐다"면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나 무력충돌은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감안, 한반도에서의 긴장 해소와 평화 관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안보라인 내부에선 전날 북한이 임현수 목사를 석방한 것을 놓고 대화국면으로 가기 위한 신호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이 북.미 대화의 중개자로 나서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결국 미국과의 대화라는 게 전문가 사이 일치된 견해로 상황이 엄중해질수록 미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을 마련할 것을 기대하고, 그런 상황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해 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의 중개자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psy@fnnews.com 박소연 김성환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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