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靑 "한반도 위기설, 코리아 패싱 동의 안해"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9 17:43

수정 2017.08.09 17:43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한반도 위기설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의미의 '코리아 패싱'에 대해서도 "그 말이 왜 나오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위기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해지는 것은 사실이나 위기로까지 발전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을 잘 관리하면 위기가 아니고 오히려 지금 처한 어려운 안보 상황을 잘 극복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새벽 나온 북한군의 '괌 포위사격'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이 안보리 제재 결의안 채택 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내부결속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5개 기관 명의로 성명을 냈는데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라고 분석한다"며 "우리 국내 안보 불안감 조성, 한·미 동맹 이간, 미국의 대북 정책 약화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깨달아야 할 것은 점점 더 상황이 북한에 불리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빨리 우리가 제시한 합리적 제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시간을 끌수록 상황이 악화하는데 근원적 해결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노력 중이다"라며 "최종 단계 합의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위기는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외교·안보 이슈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있다는 의미의 '코리아 패싱'이라는 신조어에 대해서는 "그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 못 하겠다","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패싱하나. 그렇지 않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휴가에서 오자마자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도 1시간 가까이 통화했다"며 "바로 이어서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미·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마지막 단계에 중국과 거의 소통이 없었는데 새 정부는 중국과도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와 다소 이견이 있지만 그런데도 소통은 확실히 하고 있고 러시아와도 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와는 문 대통령께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정상회담을 했고, 9월 초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며 "주요 4강이 한국을 패싱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주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회의에서 맹활약하고 왔다.
15개국 외상과 연이어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며 "그에 비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보기 딱할 정도로 고립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가 중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곧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용부대인 전략군은 이날 새벽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해 북·미가 한반도 안보 상황을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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