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북한 "서울 불바다"표현에 "북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것" 응수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9 14:36

수정 2017.08.09 14: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날리면서 한반도 정세는 다시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북한이 ”서울 불바다“ 등의 발언을 하자 트럼프도 같은 화법으로 받아친 것이다.

휴가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클럽에서 미국 내 아편 확산 위기에 대한 브리핑 도중에 기자들에게 “북한은 미국에 대해 더이상 위협을 하지 않는게 최선”이라며 “세계가 전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정상적 상태를 벗어나 과도한 위협을 하고 있다”면서 “앞서 말한데로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며 솔직히 그 강도는 세계가 결코 본적이 없는 전례없는 규모가 될것”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강경발언은 북한의 소형 핵탄두 제조 성공 소식과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7월 28일 자 미 국방정보국(DIA)의 비밀 보고서 요약문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 미사일로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생산해왔다고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핵탄두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전문가들은 핵탄두 무게를 500kg수준으로 줄일 경우 ICBM에 탑재 가능한 운반체계가 완성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WP는 지난달 DIA의 다른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미 60개에 이르는 핵무기를 손에 넣어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DIA의 정보 판단은 "핵무기 소형화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던 기존 평가를 대폭 앞당긴 것이다.

앞서 한국시간 8일 새벽 2시에는 조선중앙통신도 성명에서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다가는 백령도나 연평도는 물론 서울까지도 불바다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공군기지 등 주요시설이 밀집한 괌을 공격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 나온 북한 전략군 대변인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때 없이 남조선 상공에 날아들어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공갈하고 있는 미제의 핵전략 폭격기들이 틀고 앉아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 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책연구소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마크 듀보비츠 소장은 "지금 상황은 다른 전직 대통령 재임기에 비해 위기감이 훨씬 고조됐다"면서 "미국 정부가 보내는 일반적인 외교 언어가 북한정권에게 먹힌 적이 없었는데 수위가 높은 이번 표현은 미국 역시 위기감을 높이고 군사옵션을 검토중이라는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강경발언을 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적절히 통제할것이라고 믿는 미국시민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BS가 8일(현지시간) 내놓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중 72%는 미국과 불한의 군사충돌 가능성에 대해 "불안하다(uneasy)"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는 CBS가 지난 3~6일 1111명의 성인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북한문제가 해결될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참가자중 26%에 불과했다. 공화당원중엔 68%가, 민주당원중엔 72%가 충돌 가능성에 대해 불안하다고 느낀다고 답변했다.
트럼프가 북핸문제를 잘 해결할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참가자중 35%에 불과했다. 북한의 핵개발이 해결 가능한 위협이라고 답한 사람은 60%였고, 군사행동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29%에 달했다.
전혀 위협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7%였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