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북핵발언에 한국 ETF 하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9 06:07

수정 2017.08.09 06:07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EWY가 8일(현지시간) 1% 가까이 하락했다.

CNBC에 따르면 아이셰어즈(iShares)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ETF(EWY)는 '북한의 소형 핵탄두 개발'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내림세로 돌아서 전일비 0.85%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아이셰어즈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대표적인 ETF 상품 가운데 하나다. 한국 ETF인 EWY는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포스코 등에 주로 투자한다.

뉴욕증시를 포함해 금융시장 전체가 출렁거렸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전일비 33.08포인트(0.15%) 하락한 2만2085.34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0.2%가 넘는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0.37% 급등한 10.96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상품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금이 온스당 1.80달러(0.14%) 뛴 1266.50달러, 은 선물은 1.13% 오른 온스당 16.43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북한 핵위협이 시장을 흔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시장이 출렁거렸다.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전세계가 그동안 본 적도 없는 정도의 화염과 분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뉴욕을 사정거리에 둘 정도의 ICBM 시험발사 2주도 채 안 돼 이같은 보도가 나왔다.

유라시아 그룹의 캘럼 헨더슨 애널리스트는 "한국 자산시장이 올들어 강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점차 취약해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자산가치 오름세는 올들어 뉴욕증시 오름세를 크게 웃돌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EWY는 올들어 29.3%, 한국거래소의 코스피지수는 18.2% 상승해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 상승폭 10.6%를 압도했다.

헨더슨은 또 강세를 보였던 원화도 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가 지난달 21일 이후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달러에 대해 0.8%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발언이 성급했다는 비판이 곧바로 나왔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선임 연구위원 로버트 매닝은 "트럼프는 침묵의 가치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의 성급한 발언은) 북한과의 이 어리석은 주고받기 말싸움에서 불필요한 긴장을 높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매닝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저 북한의 대규모 살상무기 사용은 "신속하고 압도적인 미국의 대응을 부를 것이며 이는 북한의 종말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라는 선에서 그쳤어야 했다면서 "도대체 어른의 모습이라곤 찾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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