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남북 당국자 첫 접촉…입장차만 확인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7 15:30

수정 2017.08.07 15:30

마닐라(필리핀)=박소연 기자】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이 대화를 나눴다. 남북 각료급 당국자로서는 물론 양측 인사로도 새 정부 들어 첫 접촉이다.

'조우'에 가까운 대화는 우리 정부 대북구상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강 장관이 리 외무상에게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에 대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하자 리 외무상은 "제안의 진정성이 결여돼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의 후속조치로 우리 정부가 지난달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에 대해 북한이 사실상 국제제재를 이유로 이를 꺼리고 있다는 입장이 북측 고위 당국자의 육성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갈라 만찬에 참석한 두 사람이 대기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7일 전했다.
행사 동선에 따라 예상된 조우이긴 했지만 남북한 각료급 고위 당국자가 대화를 나눈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리 외무상에게 "한국 신정부의 베를린구상과 후속조치 차원의 대북제안에 대해 북측이 아직까지 아무런 호응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남측이 미국과 공조하에 대북압박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대북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우리 측 제의에 담긴 진정성을 강조하고 북측의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의 조우는 누가 먼저 다가간 것이 아니고 대기실에서 장관들 간에 상호 수인사(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