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는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실효성 있는 조치를 담았다는 평가다. 이번 안보리 결의 통과는 실질적인 북한의 수출 타격과 북중관계의 악화라는 두 가지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대북압박 놓고 미중 '밀당'끝에 타협안 도출
미중간 팽팽한 평행선을 달려왔던 대북압박책이 이번에 극적 타결된 데는 양국이 한발씩 양보한 게 주효했다.
미국은 북한 정권의 핵심 '생명줄'로 꼽히는 원유공급 금지를 강하게 밀어붙여왔다. 그러나 양국이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수출 중단 항목을 결의에서 제외한 대신 석탄과 수산물 등 주요 수출품의 활로를 꽁꽁 틀어막는 데 합의하면서 실질적인 대박압박 카드가 발동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양보안은 결과적으로 대북 압박대신 대화를 강조해왔던 중국이 실질적인 대북압박 조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을 터준 계가가 됐다. 이에 북한 정권의 자금줄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갖가지 방안들을 중국이 수용하면서 이번 안보리 결의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됐다. 안보리 제재 명단에 '김정은' 실명을 명시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최종 채택된 결의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점도 중국의 입장을 일부 감안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이 이처럼 안보리 결의안을 전격 수용한 것은 미국의 적극적인 대중압박과 북한의 무모한 ICBM급 미사일 도발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 역할론에 대해 강도높은 불만을 표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를 감행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대북압박에 대해 대화중심의 유화적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입장에선 자칫 자국 기업들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미국의 타협안에 손을 들어줬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북한이 1차 ICBM급 발사에 이어 추가적으로 2차 발사 도발을 감행한 게 중국의 입장 변화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2차 ICBM급 도발로 인해 중국이 더 이상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중국의 적극적 역할 요구를 부정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北경제 타격예고 속 북중관계 냉각기류
이번 안보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호응속에 극적으로 채택되면서 북중관계에도 냉각기류가 흐를 전망이다.
이번 결의안에 북한 수출의 핵심 주력 수출품인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북한의 핵심 수출선인 중국 무역루트가 꽁꽁 막히게 됐기 때문이다.
대중 주요 수출품인 석탄에 대한 제재가 상한선(연간 750만t 또는 4억87만 달러)을 뒀던 기존 결의(2321호)보다 더 강화돼 '전면 중단'으로 상향됐다.
아울러 이번 결의에 처음으로 포함된 수산물 수출 관련 제재도 북한을 수세로 몰아갈 카드로 평가된다. 북한의 수산물은 주로 중국을 통해 유통되면서 북한의 주요 현금확보 수단으로 평가돼왔다. 더구나 북한은 안보리 제재가 강화되는 추세를 대비해 해외수출 주력 품목으로 수산물 생산 역략을 강화하며 새 외화벌이 수단으로 키워왔다.
그러나 이번 결의로 북한 연간 수출액의 3분의 1인 10억 달러(1조1260억 원) 상당의 외화수입을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더구나 7억 달러로 추산되는 중국과 관련된 석탄과 수산물 품목 수출이 막히면서 북한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중간 혈맹관계를 중시하다가 중국이 역대 최고 수준의 포괄적 경제 제재로 평가받는 새 대북 제재 결의안을 수용하면서 북한의 불만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중국이 북·중 관계의 '붉은 선'(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중국은 일단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에 동조하며 북한과의 선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인 마닐라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개최한 자리에서 북한에 "더이상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관영 인민망이 6일 보도했다.
왕 부장은 북한에 "안보리가 발표한 대북제재 결의에 냉정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으며,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소망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더이상 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찬가지로 관련당사국 특히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도 더이상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이번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북한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제재를 통해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과 철, 철광석, 납, 납 광석 등의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면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불법적인 프로그램에 전용될 수 있는 달러확보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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