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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中 왕이 만난 北 리용호, 우리 제치고 대미 비난 집중할듯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6 16:29

수정 2017.08.06 22:31

마닐라(필리핀)=박소연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자연스레 조우할 계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왜 만나기 싫은지 좀 물어보시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필리핀 마닐라를 찾은 북한 대표단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날 생각이 없다"고 재차 밝힌데 대해 강 장관이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웃음을 띄면서 한 대답이다. 당장 이날 ARF를 앞두고 저녁 만찬에서 조우할 가능성이 큰 두 사람간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측이 여러번 리 외무상과 만날 의향이 있고, 만난다면 도발을 멈추라고 얘기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지만 이에대해 리 외무상은 직접 어떤 반응도 미루고 있다. 그를 수행하는 방광혁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한 게 전부다.

리 외무상은 대신 이날 첫 일정으로 역시 ARF 참석차 마닐라를 찾은 중국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 한시간 가량 만난 두 사람은 이날 새벽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양자회담후 취재진에 "중국과 북한이 인접 국가로서 쌍방이 다자회의 장소에서 서로 접촉하는 것은 정상정인 일"이라고 전제한 뒤 북한에 "안보리가 발표한 대북제재 결의에 냉정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으며,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소망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더이상 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관련당사국 특히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도 더이상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이미 위험한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동시에 결단하고 담판을 회복할 전환점"이라고 강조하고 "이런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관련당사국에 냉정하게 형세를 판단하고 자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긴장완화, 대화 회복, 지역의 안정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은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 제목의 기명 논평에서 "미국이 핵 방망이와 제재 몽둥이를 휘두르며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거덜이 난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완전히 폐기하여 역사의 쓰레기통에 쳐넣는 것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자멸뿐"이라며 이같이 위협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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