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미' 만난 시간에 보란듯이 만난 '북중'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6 15:53

수정 2017.08.06 15:53

【마닐라(필리핀) 서울=박소연 송경재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5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해 지금껏 가장 강력한 추가 제재안을 결의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 안보리 이사국 모두가 찬성했다. 그러나 실효성이 의심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 본토 공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예방적 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유엔과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이날 북한 IC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추가 제재에 나섰다. 지난달 3일과 28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의 석탄, 철광석, 납, 수산물 수출을 금지토록 했다. 북한 수출이 연간 약 10억달러 줄어들도록 하는게 목표다.


이는 2016년 3월, 같은해 11월에 이어 지난 1년 반 동안 나온 유엔의 3번째 제재안이다.

안보리는 또 북한과 '새로운 합작벤처나 협력'사업을 금지했고,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수도 현 상태에서 동결키로 했다.

기존 합작벤처는 사업 확장이 금지된다.

안보리는 아울러 북한의 '주요 외환은행'으로 유엔 제제 리스트에 올라있는 대외무역은행을 포함한 북한 개인과 단체들을 새로 제재대상에 포함시켰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북한 지도부가 치르게 될 대가는 수출과 외화의 3분의1 손실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 세대 동안 그 어떤 국가에 대한 제재안보다 가장 엄한 제재안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전격 채택된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비롯해 북한 대표단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위해 6일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했다. 북측 대표단 대변인을 자청한 박광혁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강경화 장관과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만날 계획은 없다"고 답해 양측 조우 장면이 주목된다.

리 외무상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 30분께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공항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것이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날 것이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빠져나갔다. 공항 귀빈실에 잠시 머문 뒤 숙소인 마닐라 뉴월드호텔로 이동한 리 외무상은 호텔에 도착해서도 한국과 일본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답하지 않고 객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날 마닐라에 도착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1시께 역시 ARF 참석차 마닐라를 찾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만나 유엔 안보리 신규 대북 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을 협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에 앞서 안보리 결의에 대해 "좋은 결과"라고 말했고, 강 장관도 "매우 매우 좋은 결과"라고 호응했다. 틸러슨 장관은 '안보리 결의 이후 다음 단계 대북 압박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같은 시각 리용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ARF 회의장인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전격 회동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안이 중·러를 포함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이뤄진만큼, 양측은 회담에서 대북결의 채택과정과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각국 입장 등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중회담을 마친 뒤 리 외무상과 함께 숙소로 복귀한 박 부국장은 취재진과 만나 "두 나라(북중) 외무상들은 지역정세와 쌍무관계 문제에 대해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통과시킨데 대해 우리 외교부는 "새 제재안이 약 10억달러 상당의 대북 외화수입 차단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교부는 "기존 결의상 예외가 인정됐던 북한의 석탄·철·철광석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납·납광석·해산물 수출금지 및 북한 해외노동자 고용 제한 조치를 새로 도입해 북한 외화 수입을 상당 수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으로는 석탄 4억달러, 철·철광석 2억5000만달러, 납·납광석 1억달러, 해산물 3억달러 등 10억∼10억5000만달러의 수입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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