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현장르포]대형마트 과일·야채코너 가보니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1 17:32

수정 2017.08.02 01:08

폭염·폭우 속 치솟는 채소값에 상추쌈은 사치
상추·오이값 한달새 2배..농산물가격 평균 9.8%↑
폭염과 기습폭우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1일 서울 동작구의 이마트 내 채소류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오은선 기자
폭염과 기습폭우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1일 서울 동작구의 이마트 내 채소류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오은선 기자


"상추에 고기를 싸 먹는게 아니라 고기에 상추를 싸먹게 생겼어요."

1일 서울 동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박수미씨(53)는 치솟은 가격표를 보며 들었던 상추를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박씨가 집어 든 상추 가격은 한 봉에 2980원이었다. 박씨는 "폭염과 장마에 채소값이 치솟는다는 말을 들었는 데 실제 와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며 발길을 돌렸다.

■상추.오이값 한 달새 2배 치솟아

폭염과 기습폭우가 이어지면서 채소류와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식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채소류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추는 한 달 전에 비해 가격이 87.4%나 올랐고 오이는 63.1% 뛰었다.

이날 찾은 서울 동작구의 이마트의 경우 상추 가격이 100g에 1320원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의 1개월전 소매 평균 가격인 606원에 비해 2배를 넘었다. 인근 홈플러스에서는 다다기 오이 가격이 5개들이 한 봉에 4990원으로 역시 한달 전(2096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대파와 무 등 다른 채소류도 크게 뛰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대파 가격은 한 단에 2990원으로, 폭염과 폭우 등이 오기 전인 6월 첫째주(2490원)에 비해 20%가량 상승했다. 무도 2190원으로 같은 6월 첫째주(1990원)에 비해 10%정도 올랐다.

이마트에서 만난 안모씨(52)는 "채소가격이 두 배 가량 올랐다"며 한숨 쉬었다. 안씨는 "한 달 전에 오이 5개에 2000원이었던 기억이 난다"며 "가격이 내릴 때까지 야채 구입을 좀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감자.호박 등 다른 농산물값도 급등

감자와 호박도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43%, 60%가량 올랐다. 홈플러스의 감자 가격은 800g 한 봉지에 2490원이다. 100g에 약 311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소매 평균가격인 216원에 비해 43% 넘게 오른 것이다. 같은 곳에서 애호박 가격은 1개에 149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평균 931원) 대비 60%나 뛰었다. 여름 제철 과일인 수박도 최대 20%가량 올랐다. 이마트에서 수박 가격은 10kg기준 1만8500원이다.1년 전 소매가격이 1만6763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10% 정도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고병원성조류독감바이러스 영향으로 한동안 고공행진을 벌이던 달걀 가격은 주춤한 상황이다. 홈플러스의 특란 한 판(30개)가격은 7990원으로 1만원에 육박하던 지난해 말에 비해 상당부분 내려 간 셈이다.
다만 1년 전(5055원)에 비해서는 60% 가량 높다.

한편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고 발표했다.
특히 가뭄과 장마, 폭염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는 10.1% 올랐고, 과실은 20%정도 오르면서 농산물가격이 평균 9.8% 뛰었다고 밝혔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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