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부착 30대, 새벽 흉기 들고 배회하다 화장실 성범죄

연합뉴스 입력 :2017.07.29 07:00 수정 : 2017.07.29 20:38

피해 여성, 기지 발휘해 성폭행 모면…범행 제지 남성 흉기 찔려 부상









전자발찌 부착 30대, 새벽 흉기 들고 배회하다 화장실 성범죄

피해 여성, 기지 발휘해 성폭행 모면…범행 제지 남성 흉기 찔려 부상

(성남=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성범죄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30대가 새벽시간대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마주친 20대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연히 범행 현장을 지나던 피해 여성의 지인이 범인과 격투를 벌이다가 흉기에 찔리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느라 피를 흘리는 이 남성을 30여분 방치하다 119구급대를 부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4시 20분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한 상가건물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한 A(21·여)씨는 1층 화장실에 들렀다가 김모(38)씨의 범행 표적이 됐다.


맞은편 남자화장실에 있던 김씨가 여자화장실로 들어와 거울을 보고 있던 A씨에게 흉기를 들이댄 것이다. A씨를 변기가 있는 칸막이 안으로 끌고 간 김씨는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으나 A씨는 기지를 발휘해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자"며 화장실 밖으로 유인했다.

때마침 상가건물 1층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온 지인 B(20)씨와 마주친 A씨는 바로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흉기를 든 김씨를 제압하려다가 복부를 찔린 채 A씨를 데리고 인근 편의점으로 피신했다.

그 사이 김씨는 건물 밖으로 도주했다.

오전 4시 26분 신고를 받은 경찰은 8분 만에 현장에 출동, A씨와 B씨를 상대로 용의자 인상착의를 확인해 추적에 나섰다.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해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은 오전 5시 47분께 "다세대주택 앞인데 주변에 핏자국이 있다"라는 신고를 접수한다.

상가건물에서 200여m 떨어진 곳이어서 범인임을 직감한 경찰은 핏자국이 발견된 주택 안에 있던 김씨를 검거했다.

2007년 특수강도강간죄로 6년을 복역하고 2013년 6월 출소한 김씨는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

일부 전자발찌 부착자에게는 야간시간대 외출제한이나 특정 장소 접근 금지 등의 특별준수사항 조건이 붙지만 김씨는 이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사건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오전 3시 30분께 귀가하려다가 함께 살던 할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유리창을 손으로 깨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간 뒤 흉기 2자루를 들고 나와 1시간 가까이 배회하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앞에 있던 혈흔은 김씨가 손을 다쳐 흘린 핏자국이었다.

한편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할 당시 흉기에 찔린 B씨를 응급조치하지 않고 용의자 인상 착의와 사건 경위를 묻다가 30여분이 지난 오전 5시 8분께 119구급대를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경찰관들은 사건 조사를 해야 하니까 치료도 나중에 받으라는 식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도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상 착의를 신속히 주변 경찰관들에게 전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며 "현장 경찰관이 피해자 B씨의 상처가 다행히 깊지 않다고 판단해 응급조치가 다소 늦어졌다"라고 해명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28일 밤 김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제압하다가 다친 B씨에 대해 범죄피해자 보호 절차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다.

goa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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