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 U+의'밀월' 사업 전방위로 확산

콘텐츠 협력 등 이어 이번엔 통합 내비 서비스 출시
데이터 공유로 경쟁력 확보.. 연합전략으로 SKT에 도전

KT 문정용 플랫폼서비스사업단장(왼쪽)과 LG유플러스 현준용 AI서비스사업부장(오른쪽)이 20일 원내비 런칭을 기념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사업 협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제공하던 모바일 내비게이션서비스 'KT내비'와 'U+내비'를 통합해 '원내비(ONE NAVI)'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T맵이 하루평균 230여만 사용자를 확보한 국민 내비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두 회사의 서비스와 사용자 데이터를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내비게이션 사업 결합 외에도 KT의 자회사 지니뮤직에 LG유플러스가 지분투자를 하면서 콘텐츠 분야에소 손을 잡았고 사물인터넷(IoT) 표준 기술인 협대역 IoT(NB-IoT) 전국망 구축과 서비스에도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두 회사의 깊어지는 협력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쟁구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내비 '원내비' 출시

20일 KT와 LG유플러스는 통합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ONE NAVI)'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원내비'는 두 개의 내비가 합쳐져 하나의 1등 내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번 통합은 단순히 사용자 편의를 위한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협력이라는게 두 회사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차량용 플랫폼이 필수적이며, 차량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바로 내비"라면서 "양사는 내비 서비스 통합을 통해 사용자 기반을 늘리고 데이터를 확대해 인공지능(AI) 등 향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비 통합으로 양사는 각자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목적지 데이터, 누적 교통정보 등 주요 데이터들도 통합해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품질을 높였다. 또 교차로 진출입시 동영상을 통해 경로를 안내하는 기능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고, 음성안내에서도 대형건물이나 마트 같은 랜드마크 건물을 중심으로 안내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위성위치확인서비스(GPS) 민감도도 높아져 운전자가 경로를 이탈하더라도 GPS가 빠르게 새 경로를 제공해 운전자가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길안내를 받을 수 있게 했다.

■KT-LG유플러스의 깊어가는 협력...경쟁구도에 변화올까

KT와 LG유플러스는 올 들어 잇따른 협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IoT 전국망과 실험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면서 IoT 생태계를 공유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올해 3월에는 LG유플러스가 KT그룹의 지니뮤직의 지분 15%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콘텐츠 수급과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협력을 넘어선 공동 투자자로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부터는 휴대폰 주소록 검색창에 상호명을 입력하면 전화번호, 주소, 영업시간 등을 안내하는 '번호안내서비스'도 공동으로 하고 있으며 KT그룹의 후후앤컴퍼니가 LG유플러스 전용 스팸차단 서비스 '후후-유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잇딴 협력이 이동통신 시장의 최대 경쟁자 SK텔레콤과 맞서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 모두 개별적으로는 이미 가입자 숫자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 양에서 SK텔레콤과 경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AI, 빅데이터 등 미래 신사업에서는 사용자 기반이 넓은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시장 최대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합전선이 최선의 전략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관련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과거의 경쟁이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기술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가를 겨루었다면, 오늘날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동반자와 함께 성장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발전할 수 있는 힘은 개방과 공유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면서 협력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e-mail]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