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업계 최초 '스마트 플랜트' 도입…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5 20:01

수정 2017.06.15 20:01

"스마트 플랜트 성공적 운영… 4차혁명 선도"
스마트 플랜트 구축으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통해 30명 한달 일할 시간 절약.. 3년후 전 사업장으로 확대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15일 스마트 플랜트가 도입된 울산CLX 압축기 감지센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15일 스마트 플랜트가 도입된 울산CLX 압축기 감지센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울산=조지민 기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정유공장이 세워졌던 곳에서 에너지.화학 업계 최초의 '스마트 플랜트(Smart Plant)'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 생산 거점인 SK 울산CLX가 바로 그곳이다. 석유화학과 ICT기술을 융합시켜 생산성 혁신은 물론 부가가치를 높여 시장지배력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울산CLX의 스마트 플랜트는 SK이노베이션이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업계 최초 '스마트 플랜트' 도입

15일 찾은 SK이노베이션의 울산CLX는 24시간 설비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분주함 속에서도 혁신을 위한 준비를 차분히 추진하는 모습이다.

에너지.화학산업은 산업 특성상 첨단 ICT 기술 융합이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장치산업인 탓에 대부분 공정에 이미 자동화를 의미하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가 구현된 상태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에 스마트 팩토리에서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 중이다. 지난 1962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정유공장이 4차 산업혁명 선도에도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SK에너지 공정국 릴라이어빌리티 실장은 "SK이노베이션은 일찌감치 최적화 작업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등 빅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기법을 성공시킨 노하우가 있다"면서 "스마트 플랜트 도입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실행 덕분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하며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생산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공정 안정성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다. 기존 인력을 대체하기 보다는 첨단 ICT기술을 융합해 인간의 오차를 줄이고 조기 위험감지와 이상징후 발견을 통한 공정운전 안정성 제고에 방점을 두고 진행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약 6개월간 적용 가능한 분야를 확인한 후 △안전.보건.환경(SHE) 분야의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공정안정운전 분야의 '회전기계 위험예지'와 '스마트 공정운전 프로그램' △일하는 방식의 혁신 분야에서 '스마트 워크 퍼밋(Smart Work Permit)' 등 4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후 선정된 4개 과제별로 현장 테스트를 위한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현재까지 약 1년간 운영해오고 있다.

스마트 플랜트 도입 후 현 단계에서만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를 통해 약 30명이 한 달 동안 일할 수 있는 시간 지연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 워크 퍼밋으로 연간 약 15만건에 달하는 작업허가 작업을 효율적으로 실행해 작업자 한 명당 평균 30분 가량의 시간 절약 효과도 보고 있다.

■일하는 방식 혁신...3년후 전체 사업장 적용

SK이노베이션이 스마트 플랜트 도입 등 혁신 추진에 있어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월 4차 산업혁명의 발원지인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후, SK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신에너지를 포함시키고 에너지신산업추진단을 출범 시킨바 있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하는 김준 사장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 했다. 일을 바라보는 사고의 획기적인 전환으로 인해 고정관념과 관성적 사고에서 탈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 스마트 플랜트를 전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장 적용엔 약 3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플랜트 4개 과제를 더욱 진화.발전시켜 생산.설비 등 전 분야에 걸쳐 추가적인 과제를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1년의 기간 동안 테스트를 거친 4개 추진과제들이 상당한 성과를 보이며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면서 "향후 SK 울산CLX 전 공정 및 SK이노베이션 사업장 전체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mi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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