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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Money] 착한기업에 투자하라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1 17:13

수정 2017.06.11 17:13

문재인 시대,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뜬다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 사회책임투자
nvironment . Socia l .Governance = 환경.사회.지배구조
SRI은 뭐고 ESG는 뭡니까? SRI는 착한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방식.. ESG는 착한기업을 골라내는 기준
착한투자가 돈이 될까요? 국내에선 아직 낯선 SRI펀드, 설정규모 2000억원 정도로 쪼그라들었지만… 연기금, 기업 투자때 ESG 점검 의무화 가능성… 착한기업이 대접받는 시대 올듯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ment·SRI)라는 낮선 말이 증권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여기에 무슨 조미료 이름이랑 비슷한 ESG라는 단어가 짝을 지어 거론된다.

사연을 듣고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만든 공약에 대통령이 되면 연기금이 자산을 운용할 때 투자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유행에 민감한 금융투자업계는 SRI 펀드 투자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또 ESG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상품이 등장하고, 이제는 ESG 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잘나갈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자본시장에 대해 주식투자와 펀드 두 가지만 알고 있는 평범한 투자자라면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라고 되물을 수도 있다.
이런 내용들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그간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자의 원칙은 무조건 고수익을 내는 것인데, 웬지 사회적책임이나 환경이라는 단어들은 돈버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SRI 펀드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SRI 펀드 수익률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문재인정부 정책에 맞춰 기금들은 앞으로 투자대상을 고를때 ESG를 적극적으로 따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여기에 포함된 소위 '착한' 기업들의 몸값은 점점 더 올라갈 것이고, SRI를 표방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빛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착한 투자와 나쁜 투자

착한 돈벌이와 나쁜 돈벌이가 있다고 하면 우리는 당연히 범죄로 얻은 수익은 나쁜 돈벌이로 인식할 것이다. 그렇다면 착한 투자와 나쁜 투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이런 유의 고민을 크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기금들이 투자할 때 오래 전부터 이런 고민을 충분히 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 중에 '죄악주' 라는 단어가 있다. 도박이나 총기, 마약류, 술 등에 관련된 종목을 통칭하는 말이다. 경기와 상관 없이 대부분 돈을 잘 버는 업체들이지만 이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1970년대 미국에서는 이런 죄악주를 투자대상에서 배제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났는데 이게 바로 SRI의 시작이다. 이런 투자방법은 1990년대 들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또 연기금들이 투자할 때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깨끗한지, 환경을 얼마나 보호하는지, 사회적인 책임을 충분히 지고 있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ESG이다.

정리하자면 SRI는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고, ESG는 착한 기업을 골라내는 기준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작단계

SRI가 앞으로 돈이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향후 착한 기업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온다는 전망을 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사회책임투자 컨설팅사 서스틴베스트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ESG가 우수한 종목들의 수익률을 분석했는데, 10.13%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200 수익률을 두 배 정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이 ESG 우수기업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무래도 펀드다. 해외에 비해서는 아직 규모가 작지만 국내에도 SRI 펀드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와 있기 때문이다.

국내 SRI 펀드는 주식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역사는 제법 오래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 2000억원 정도로 쪼그라든 상태다.


최근 들어 침체돼가던 SRI에 대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ESG에 관련된 새로운 지수 세 가지를 최근에 선보였으며,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 등은 SRI를 위한 벤치마크 도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회책임투자에서는 공공성이 강조되지만, 수익을 올리기 위한 투자라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사회책임투자는 기부나 자선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익성을 바탕으로 투자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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