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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이 책] 영국 풍경의 핵심, 건축을 말하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7 20:13

수정 2017.04.28 13:23

[yes+ 이 책] 영국 풍경의 핵심, 건축을 말하다

건축의 표정 / 송준 / 글항아리
건축의 표정 / 송준 / 글항아리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영국의 볼거리는 아름다운 자연과 박물관, 왕궁 등이 대표적이지만 고풍스럽고 우아한 도시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문명과 별개로 우리는 때때로, 한 도시만의 특별한 감성에 마음을 빼앗긴다. 도시의 풍경은 어떤 건축물이 들어섰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건축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과 100여년 사이, 세계 도시들은 폭발적인 팽창을 거듭해왔다. 미국과 유럽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른바 '도시 르네상스'는 '스마트 성장' '슬로 시티' '어반 빌리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실 진보적 건축가들의 희망사항에 그쳤던 도시 르네상스가 급격히 진행된 데는 영국이 그 중심에 있다. '휴먼 신도시 운동, 도시 르네상스'의 성공으로 영국 건축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영국 건축이 특히 매력적인 것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찬사를 받는 영국 건축도 '악마의 맷돌'로 불린 산업화와 함께 부흥을 맞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영국은 환경, 빈부격차와 같은 문제가 시작된 산업화 과정 속에서도 아름다운 건축을 일궈냈다. 이런 영국 건축의 양면성을 저자는 여행자와 전문가의 시선으로 읽어낸다.

저자는 영국 건축이 근대의 핏빛 폭력성으로부터 기인한다고 말한다. 런던 콜레라의 참상을 겪으며 본격적으로 상하수도 시스템을 개선하고 그린벨트라는 신개념을 만들어냈고, 집집마다 정원이 딸린 영국식 주택을 탄생시켰다.

영국식 주택은 대영제국의 위상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와 아프리카 등지로 확산됐다. 미국의 빅토리아 양식은 영국식 주택을 변형한 것으로 세계 곳곳에 영국의 풍경을 전파시킨 셈이다.

런던 르네상스의 심장, 친환경 건물의 정점이라 불리는 런던 시청(그림)부터 런던의 슬럼을 예술이 숨쉬는 동네로 바꾸어 놓은 페컴 라이브러리까지, 런던은 과거의 우아하고 웅장한 건물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상생적 도시 풍경이 아릅답게 조화를 이룬다.

런던과는 다르지만 색다른 매력을 지닌 스코틀랜드 건축도 저자는 높게 평가한다. 자유정신을 올곧게 담고 있는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의 오랜 전쟁과 파괴, 재건과 확장이 반복되면서 오늘날의 에든버러를 만들어냈다. 스콧 시계탑, 에든버러 성부터 홀리루드 궁전에 이르는 로열마일, 국회의사당 등 자유분방하면서도 살아 있는 기운을 내뿜는 스코틀랜드의 도시 경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흥미롭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영국 건축이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연과 상생하면서 인간에게도 이로운, 과거를 잘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에 인색하지 않은 삶. 그것이 영국 건축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우아한 전통의 나라 영국이 꿈꾸는 미래의 행복은 건축에도 깃들어 있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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