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작년 해외 직접투자 40조원 역대 최대지만 中 투자는 급감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4 17:41

수정 2017.04.24 17:41

미국.베트남 투자 급증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직접투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개척을 위해 미국과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많이 늘어난 반면 중국투자는 몇 년 새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해외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352억달러(약 39조8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액 규모는 지난 2007년 231억달러(26조3000억원)에서 10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투자는 57억달러(약 64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3억달러(3조7000억원)로 오히려 축소됐다. 대중국 직접투자액은 2013년에는 52억달러에서 2014년 32억달러로 급감한 후 2015년 30억달러, 지난해 33억달러 등 30억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중국투자와 관련, 최근 몇 개월간 추이로만 판단하긴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사드 보복 움직임은 부정적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투자는 줄었지만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전체 해외 직접투자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중국의 4배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투자 규모는 129억달러(약 14조7000억원)로 2013년(약 58억달러)과 비교해 123.6%나 확대됐다.

한국 대기업이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작년 말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 지난해 투자규모 확대에 한몫했다고 수출입은행 측은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면서 한국 기업의 미국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 10억달러 추가 투자를 진행 중이며,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5년간 31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투자 계획을 올해 초 발표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대베트남투자 규모 역시 지난해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로 2013년(약 12억달러)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저렴한 임금 등으로 최근 베트남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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