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프랑스 대선 1차투표] ‘프렉시트’ 한숨 돌린 佛대선… ECB, 출구전략 내달 가시화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4 17:33

수정 2017.04.24 17:33

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ECB:유럽중앙은행
쇼크 없었던 1차투표 프랑스도 EU 탈퇴하겠다던
극우 vs. 극좌 본선대결 무산.. 세계 금융시장 안도분위기
긴축 속도내는 ECB 중도파 마크롱 당선에 무게
佛 결선투표 직후 정책 수정.. 내년 1분기 QE축소 가능성
프랑스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AP연합뉴스
프랑스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프랑스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위쪽)와 2위를 차지한 극우파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결선은 다음달 7일 치러진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프랑스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위쪽)와 2위를 차지한 극우파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결선은 다음달 7일 치러진다. AP연합뉴스

시장이 우려한 극과 극 대결은 결국 피했다. 글로벌 시장에 프랑스 대선 공포의 커플이었던 '극우 르펜' '극좌 멜랑숑'이 내달 7일 2차 결선투표행 2장의 티켓을 거머쥔 주인공이 됐다면 시장은 쇼크를 준비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의 우려가 현실에서 일어나진 않았다. 중도성향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 마린 르펜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5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고 안전자산 금값은 내렸으며 미국 국채금리는 올랐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결과에 안도했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긴축을 준비 중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출구전략은 곧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ECB가 내달 7일 프랑스 대통령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정책 가이드라인을 적극 변경하는 것으로 출구정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만큼 내년 1.4분기 중 양적완화(QE) 축소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운용자산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ECB도 조만간 연준의 뒤를 따르는 구도여서 신흥시장이 상당한 자금압박에 놓일 가능성은 높아지게 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지난 주말 추가 완화를 포함해 QE를 지속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일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 '돈풀기'가 마냥 지속되지는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일본,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중립, 중립에서 긴축으로 서서히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ECB, 내달 8일 회의서 정책전망 수정가능성

ECB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우선 다음달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달렸다. 마크롱이 2차 투표에서 낙승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반유로, 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는 르펜의 승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 이변이 속출했던 최근 사례를 들어 여론조사 결과를 맹신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지만 당시와 달리 마크롱은 2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르펜을 누를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그때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그래도 개표함이 열리기 전까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게 선거판이다.

이 때문에 ECB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가 27일 이사회에서는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만에 하나 르펜이 당선되고 유로존이 흔들리면 다시 통화완화 카드를 들고 나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CB는 지금껏 경제회복 속에서도 궤도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통화정책을 동결해왔다. 그러나 2차 투표에서 마크롱이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럴 경우 6월 8일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정책전망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가 지난주 이코노미스트 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부분 27일 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동결하는 대신 6월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정책변경 가능성을 언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로존 회복세 출구전략 지지

또 ECB가 일단 QE와 초저금리를 끝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면 출구정책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60% 이상이 9월(7일) 회의에서 QE 축소(테이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고, 이 가운데 93%는 내년 1.4분기 중에 테이퍼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번 설문조사 당시의 88%보다 늘었다. 현재 마이너스(-) 0.4%인 예금금리도 내년에 첫 인상이 시작돼 3.4분기에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답도 절반을 넘어섰다. 첫 금리인상 시기 예상치는 내년 4.4분기에서 1분기 앞당겨졌다.


유로존의 탄탄한 회복세가 출구전략 예상의 배경이다. 21일 발표된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프랑스가 예상을 깨고 독일을 앞지르는 등 유로존 민간부문의 성장이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음을 보여줬다.


더블린 메리언 캐피털의 앨런 매퀘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충격이 없다고 가정할 때 ECB는 통화완화정책 종식을 시작하려 할 것"이라면서 "프랑스 대선 이후 정책 가이드라인(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에 나서고, 9월 독일 총선 뒤에는 테이퍼 의사를 밝힌 뒤 채권매입 규모 축소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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