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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인사이드] 아마존, 낯선 영역으로의 모험은 현재진행형

최승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6 16:46

수정 2017.04.16 18:00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로 '유통  혁신'… 위성로켓 발사까지 구상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 진출
가공식품업체들과 손잡고 유통업체 없이 직접배송 추진
NFL 생중계로 안방까지 점령.. 증권가 "주가 1000弗 넘을것"
무서운 속도로 사업영역 확대.. 광고 영역서도 구글 넘볼 듯
[글로벌마켓 인사이드] 아마존, 낯선 영역으로의 모험은 현재진행형

[글로벌마켓 인사이드] 아마존, 낯선 영역으로의 모험은 현재진행형

아마존은 인공지능(AI)과 인공위성으로 사피엔스의 경계를 넓히는 한편 지구상에서 가장 위협적인 '유통업체 포식자'로 영역 확장 중이다.

지난 3월부터 AI 스피커 알렉사(Alexa)로부터 음성인식 상품 주문을 받기 시작하면서 '최첨단'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위성 로켓 발사까지 계획중인 아마존은 오프라인 유통업, 비디오 스트리밍, 키워드 광고 같은 분야로도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표현처럼 "스타트업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거대기업"인 아마존의 행보에 투자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유통점 '킬러'...오프라인 유통망도 노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가전제품 체인 HH그레그가 기업 청산을 선언하자 언론에서는 62년 역사를 가진 이 회사가 "아마존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면서 "아마존이 거의 모든 소매점 매출을 갉아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HH그레그가 올해 2월에야 무료 배송을 시작한 반면 같은달 아마존은 '프라임' 유료회원 6600만명 대상 무료배송 최저금액을 월마트와 같은 35달러로 내리는 공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더 나아가 아마존은 경쟁사인 오프라인 할인점의 '혈관'인 유통망에도 직접 진출하고 있다. 아마존은 오는 5월 제너럴밀스, 몬델레즈 같은 가공식품 업체와 만나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미식축구 중계로 안방까지 들어와

아마존은 이달초 미 프로미식축구리그(NFL)와 생중계 방영권 계약을 맺어 케이블 스포츠 채널 ESPN을 운영하는 월트 디즈니를 위협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4일 아마존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900달러 너머로 '터치다운'했다. 같은날 CNN머니는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1000달러 이상으로 잡았다고 전했다.

아마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코드커팅(케이블 TV 가입 탈퇴)' 증가 추세에서 디즈니 콘텐츠 이용자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2011년 1억명이던 ESPN 가입자수가 올해 8800만명으로 줄어든 반면 아마존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Prime Instant Video)' 가입자수는 지난해 연 12.2% 늘어 7320만명으로 추산됐다.

■상품 검색엔진 키워 구글 광고 뺏는다

소비자들은 상품을 고를 때 구글 못지않게 아마존에서 제품 검색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BMO캐피털은 미국 소비자의 55%가 아마존에서 상품 검색을 했다면서 아마존 광고 사업부 가치를 1500억달러(약 171조원) 혹은 주당 300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2024년까지 아마존이 꾸준히 광고수입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아마존의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2.4%로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비해 열세지만 장기 전망은 밝다.

아마존은 지난해 연말 연휴에만 디지털 광고 비용 지출을 연 224% 늘려 월마트(168%)등 동종업체를 제치고 업계 최대 광고 지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의 힘으로 구글이 키워드 광고 시장 1위에 오른 것처럼 소비자 데이터 기반이 탄탄한 아마존도 광고와 검색엔진에 투자를 거듭해 광고주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 단 '실패 정신'을 강조하는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의 과감한 재투자 전략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매출액 대비 순이익의 비중이 작년에 1.74%에 그친 것이 과도한 투자 때문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5년간 연평균 기업 장부가치 증가율이 17.9%로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구글 모기업 알파벳(17.5%)과 애플(12.3%)에 앞섰다. 그 만큼 투자에 더 적극적이었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연 평균 매출 증가율은 21%로 알파벳(17%), 애플(18.9%)을 앞섰다.(그래프 참조).

이미 지구상의 경쟁에서 오프라인 할인점을 압도하고 있는 아마존은 낯선 사업 영역에서 실험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미래기술이 개발한 이족보행로봇에 탑승한 베조스 CEO가 '우주인'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sdc@fnnews.com 최승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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