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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민주당 호남권역 선출대회, 7000명 빼곡.. 후보 입장에 함성 쩌렁쩌렁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7 17:48

수정 2017.03.27 17:48

文 “난 검증된 인물, 압도적 지지 보내 달라”
행사 흥행 인근 교통정체.. 북.꽹과리 동원 응원 열전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 “文 독주 막자” 2위 경쟁
【 광주=김호연 기자】 "이.재.명~" "최.성~" "문.재.인~" "안.희.정~"(기호순)

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27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호남권역 선출대회(순회투표)가 열린 전남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은 열기로 가득했다. 호남 승패가 향후 경선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이를 반영하듯 각 후보 진영의 뜨거운 응원전은 대회장을 차고 넘쳤다. 후보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마지막까지 '호남 민심'에 뜨거운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함성, 연호, 뜨거운 응원 열기

총 8300여석인 대회장은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자리를 메운 각 후보 지지자(대의원)들로 일부 자리를 제외하고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 측은 오후 3시 현재 7000여명이 입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체육관 근처는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몰려든 지지자들로 인해 교통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각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가 하면, 응원가를 연신 열창했고 대회장 내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사전 리허설에서는 사회자로부터 후보자의 이름이 호명되거나, 행사장에 설치된 스크린에 후보의 모습이 나올 때마다 체육관이 떠나가라 함성과 연호가 끊이질 않았다.

지지자들은 각 후보들의 상징색(이재명-주황색, 문재인-파란색, 안희정-노란색 등)으로 만든 응원도구는 물론, 북과 꽹과리까지 동원해 응원에 열을 올렸다. 한때 선관위 측은 허용되지 않은 응원도구와 행사장 내 플래카드 설치 불허를 방송하며 자칫 과열될 수 있는 응원대결을 자제시키기도 했다. 대회장 내로 들어오지 못한 지지자들은 대회장 밖에서 장외전을 펼치기도 했다.

경선열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뜨거워졌고, 후보자들이 행사장 내에 모습을 드러내자 절정에 이르렀다. 후보들이 체육관을 돌며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자 '응원대회'라도 온듯 지자들은 체육관이 떠나갈듯 목청을 높여 후보를 연호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과 함께 잠시 잠잠해지는듯하던 장내 응원 분위기는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시작되면서 다시 불붙었고, 후보자들이 지지를 호소할 때마다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하며 세 대결이 불을 뿜었다.

■"호남 잡아라" 마지막 구애

민주당 내에서는 호남권 경선 결과에 따라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주인공이 사실상 결정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지지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문 전 대표가 과반 이상의 득표에 성공할 경우 '대세론'을 넘어 대선후보에 '무혈입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문 전 대표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검증 안된 후보로는 위험하다"며 "도덕성에 흠결 없는 후보, 어떤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후보가 누구냐. 호남에 압도적 지지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다면 문재인이 할 수 있다"며 "반드시 정권교체해서 (대선)9일 뒤 5.18민주항쟁 기념식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 붕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각각 '의미있는 2위'를 기록할 경우 결선투표는 물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대표 공약인 '대연정'을 언급하며 "이 길은 우클릭이 아니라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한 민주당의 젊은 후손인 안희정의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 길을 가야만 민주당은 확실한 집권주도 세력이 될 수 있다"면서 "안보위기 70년 분단의 역사와 어떠한 사회적 타협도 만들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쟁의 역사를 끝낼 수 있다.
안희정에게 2017년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안희정, 최성 후보가 대선후보가 돼도 정권교체가 된다"며 "그러나 이재명이 되면 더 나은 정권교체, 세상이 바뀌는 교체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멀게는 동학혁명에서 가깝게는 2002년 민주당 경선까지 호남은 언제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다"며 "호남은 통념과 대세를 뒤엎고 역사의 물길을 바꾼 이 나라의 핵심 중에 핵심"이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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