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30년 전 이삿날 사라진 셋째 딸…“스스로 엄마 찾아줬으면”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9 11:36

수정 2017.03.19 11:36

1987년 실종된 명창순씨 /사진=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1987년 실종된 명창순씨 /사진=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가게를 접고 상경한 날 부모는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사이 집 앞에서 언니들과 함께 놀던 셋째 딸이 사라졌다. 부모는 당장 딸을 찾아 나섰으나 아이의 모습은 흔적조차 없었고 그렇게 3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잃어버린 딸 명창순씨를 애타게 찾고 있는 어머니 서모씨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19일 경찰청과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서씨 부부는 1987년 경기 용인시에 가게를 냈다. 부부는 일이 바빠 아이들을 보살피기 어려웠고 당시 3살이던 명씨는 두 언니와 함께 충남 예산군에 있는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안타깝게도 서씨 부부의 가게는 기대만큼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결국 부부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게를 정리했고 할머니에게 맡겼던 아이들을 다시 데려와 서울 성동구 성수2가 노른산시장 인근으로 이사하기로 했다.

1987년 5월 17일 아침 일찍 이사를 마친 서씨 부부는 새집에서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짐 정리를 돕기에는 너무 어렸던 명씨는 둘째 언니와 함께 집 앞에서 놀고 있었다.

짐 정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서씨는 밖에서 놀던 아이들을 불렀다. 하지만 명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둘째 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진 것이었다.

서씨 부부는 딸을 찾기 위해 동네를 샅샅이 뒤졌지만 분주한 시장통에서 3살짜리 아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서씨는 “정신없이 낯선 동네를 찾아 헤맸지만 작은 단서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열흘간 전국의 보육원을 찾아다니며 아이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허사였다. 실종된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에는 명씨와 비슷한 아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갔지만 명씨가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서씨는 아이를 잃은 슬픔과 고통으로 심장 이상증세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당시 3살이었던 명씨는 3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33살이 됐다. 그래도 서씨는 포기하지 않고 성인이 된 딸이 스스로 자신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딸은 둥근 얼굴형에 오른뺨에는 펜치로 찍힌 자국이 있으며 당시에도 아빠 이름은 알고 있었다”면서 “이제라도 스스로 엄마를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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