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40년 전 잃어버린 다섯살 아들 너무 보고 싶어"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5 19:11

수정 2017.02.05 19:11

1977년 5월 서울 신림동서 실종, 백방으로 찾았지만 흔적조차 없어
애타는 부모 "몸이 날로 쇠약해져.. 아들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어"
김만호씨 40년전 실종 당시 모습
김만호씨 40년전 실종 당시 모습

여느 때처럼 놀이터에서 놀던 다섯 살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4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들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잃어버린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는 노모의 사연이다.

5일 경찰청과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조모씨가 아들 김만호씨(45)를 40년째 찾고 있다.

김씨가 사라진 것은 다섯 살 때인 1977년 5월 2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살던 김씨는 따뜻한 봄날에 평소와 같이 놀이터로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아이들은 오후가 지나 어둠이 깔리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김씨만 귀가하지 않았다. 놀이터에서 집까지는 불과 200m. 매일 다니던 곳이라 길을 잃을 리도 없었다.

집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조씨는 의아한 마음에 직접 아들을 찾아 나섰다. 아들과 함께 놀았던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한 아이는 모르는 어른을 따라갔다고 했다. 또 다른 아이는 개울로 갔는데 따라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급한 마음에 조씨는 밤새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며 돌아다녔지만 아들은 보이지 않았다. 인근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수색작업까지 벌였지만 끝내 아들을 찾을 수 없었다.

조씨는 "아들은 작은 눈, 갸름한 얼굴형, 쪽박귀가 특징이고 당시 반팔 줄무늬 셔츠에 청반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며 "자기 이름과 나이, 신림동 정도는 알고 있고 의사소통도 가능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아들이 실종된 후 조씨는 수만장의 전단지를 돌리고 현수막을 붙이며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언론과 방송에도 나가는 등 아들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들은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아들과 비슷하다는 사람이 나타나 DNA를 채취해 유전자 감식까지 한 적도 있었지만 조씨의 아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40년이 지났다.
조씨는 사라진 김씨의 세 살 위 누나와 한 살 아래 동생을 키우며 지냈지만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다. 고령이 된 조씨는 유방암 수술을 받았고 남편도 대동맥 협착증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조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40년이 되도록 아들을 보지 못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몸이 점점 쇠약해지고 있어 걱정이지만 항상 아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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