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30년 전 가방 찾으러 나간다던 남동생, 보고싶어요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15:04

수정 2017.01.22 15:04

30년 전 서울 성동구에서 실종된 한모씨(40). 오른쪽과 위는 그를 애타게 찾는 누나들./사진=경찰청 제공
30년 전 서울 성동구에서 실종된 한모씨(40). 오른쪽과 위는 그를 애타게 찾는 누나들./사진=경찰청 제공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던 3남매, 어느 날 남동생은 가방을 찾는다며 집을 나섰다. 하지만 남동생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세월이 흘렀다.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누나들은 여전히 잃어버린 남동생을 애타게 찾고 있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모씨(40)는 1977년 12월 경기 성남의 한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아버지에 2명의 누나들까지, 한씨는 가족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랐다.

한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다가온 것은 그가 6살이 되던 1983년. 같은해 12월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충격 때문인지 이듬해 2월 아버지마저 눈을 감고 어머니의 곁으로 갔다.

부모를 모두 여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한씨와 누나들은 서울 성동구에 있는 큰아버지댁으로 가게 됐다. 한씨의 둘째 누나는 “당시에 큰아버지가 주차장을 운영하고 계셨다. 언니, 남동생과 함께 큰집으로 가서 사촌 언니, 오빠와 함께 생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는 부모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금북초등학교에 입학, 초등학생이 됐다. 한씨가 3학년이던 1987년 10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한씨는 가방을 찾으러 간다며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저녁이 되고 어둠이 깔려도 한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누나들은 망연자실했다. 부모에 이어 동생마저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동네 곳곳을 샅샅이 뒤졌으나 한씨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둘째 누나는 “1987년 9월에서 10월경 오후쯤으로 생각된다.
남동생이 가방을 찾으러 나간 후 연락이 두절됐다”며 “남동생이 실종됐을 당시 주소는 서울 성동구 하왕2동 산14번지”라고 말했다.

세월이 흘러 30년이 지났지만 남동생을 찾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포기할 수 없었던 누나들은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둘째 누나는 “남동생이 피부가 까맣고 곱슬머리에 눈이 작은 편”이라며 “남동생을 찾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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